전장연, '출근길 지하철 100일 포체투지' 마무리
"지하철 장애인권리스티커 무료광고 행동은 계속"

[뉴스클레임]
아침 출근길 지하철, 휠체어 아래로 내려와 바닥을 기며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를 만들어 줄 것을 호소한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곳에, 손에 닿는 곳에 장애인권리스티커를 붙인다. 지난 100일 동안 진행된 출근길 지하철 '포체투지'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100일간 출근길 지하철 포체투지를 했다. 이제까지 중증장애인들이 불구의 신체로 바닥을 기어가는 행위는 '구걸하는 행위'로 읽혔지만, 이들의 포체투지는 ‘구걸 행위를 권리행동’으로 전환한 시민불복족행이었다. 총 33명의 전장연 중증장애인 당사자 활동가들은 '싸우는 신체'로서 '비폭력 직접행동'을 100일 동안 진행했고, 지난 10월 30일 "멈추고 기다리겠다"고 선포했다.
이번 100일 포체투지는 ▲장애인권리보장 7대 법안(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전면개정,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지원법 제정,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장애인복지법 전면개정, 발달장애인법 전면개정, 장애인등특수교육법 개정) 1년 내 통과 ▲오세훈 서울시장 권리중심중증장애인노동자 400명 해고 철회 등을 요구하는 투쟁이었다.
결과는 어떨까. 두 가지 요구안 중 어느 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나마 장애인권리보장 7대 법안 가운데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전면개정안, 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복지법 전면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발의됐다.
포체투지 100일 동안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애인권리약탈행위 역시 멈추지 않았다.
전장연은 "오히려 서울교통공사와 경찰을 통해 정당한 장애인권리의 목소리를 담은 권리스티커를 쓰레기 취급하고 이 투쟁을 경범죄로 규정했다. 심지어 경찰을 통해 현장에서 권달주,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를 포함해 총 14명에게 범칙금 5만원을 부과하는 등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고 말했다.
포체투지 마지막 날, 평소와 같이 출근길 시민들 사이에서 엎드린 채 '오세훈 서울시장 약자동행은 약자약탈이다'라고 적힌 스티커를 든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시민 여러분, 장애인도 이제는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감옥 같은 시설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를 보장해 주십시오"라고 내뱉었다.
그는 "오늘로저 저희는 100일째 지하철에서 기면서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할 시대를 요구하고 있다. 2001년부터 23년 동안 장애인도 이동할 권리를 외쳐 왔지만, 대한민국에서는 기본적으로 시민이 이동할, 장애시민이 이동할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100일째다. 매일매일 저희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침에 의해서 서울교통공사로부터 탄압받고 고발당하고 싸우고 있다. 이제는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달라. 권리중심 노동자 400명이 복직될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 오세훈 시장은 장애인 권리 약탈을 멈추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포체투지 마지막 날까지 외쳐진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시설이 아니라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권리'. 포체투지가 끝난 지금도 이들은 투쟁으로, 목소리로, 행동으로 모든 차별에 저항하며 ‘장애인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며 감옥같은 시설이 아닌 지역에서 함께 살아갈 시민의 권리’를 홍보한다.
약속대로 포체투지는 마무리했지만, 지하철에서 장애인권리스티커를 부착하는 투쟁은 장애인권리가 실현될 때까지 출근길 뿐만 아니라 지하철 운행 시간에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전장연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시민으로 동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차별받는 이들이 사회에 저항할 권리를 행사하는 행동"이라며 "지하철에서 매일 매일 수시로 ‘장애인권리스티커 무료광고행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출근길 지하철 100일 포체투지를 멈추지만 만약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5년이 되도록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복원하고 400명 중증장애인노동자의 복직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내년 1월 2일 다시 포체투지를 시작할 것"이라고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