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회장 이재현) 비비고, 일본 시장 정조준
빙그레(사장 김동환), 글로벌 유튜브 채널로 'K-푸드' 알려
삼양식품(대표 김동찬) 中 '불닭' 생산기지 착공
농심(대표 이병학), 제니 이어 넷플릭스도 주목

[뉴스클레임]
한류의 인기는 ‘K-푸드’가 세계 시장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K-푸드를 향한 관심은 만두, 라면, 아이스크림, 치킨 등 음식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고유한 맛과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진다.
여기에는 ‘글로벌 시장 확대’, ‘미래 먹거리 혁신’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다가가는 한국 식품업계의 노력도 한몫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30년에는 세 개 이상의 사업부문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왔다.
특히 CJ제일제당을 중심으로 한 K-푸드의 글로벌화는 이재현 회장의 추진력 아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대표적인 예로 ‘비비고 만두’가 있다. 비비고 만두는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K-푸드’ 열풍의 상징이 됐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식품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미국, 유럽에서 생산기를 확충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유럽K-푸드 신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이 공장은 오는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에 판매하게 된다.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에는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 이곳은 CJ제일제당의 미국 중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예정이다.
나아가 일본 치바에도 신규 만두 공장을 구축해 K-푸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공장에는 최첨단 생산라인이 들어서며, 오는 7월 완공 후 9월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일본 전역에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사장으로 승진하며 3세 경영 시대를 연 빙그레 김동환 사장은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 발굴을 통해 미국, 중국, 베트남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다.
특히 빙그레의 해외 사업은 ‘메로나’ 등 주력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북미 지역에선 메로나가 코스트코 전 매장에 입점해 연간 1800만개 이상 판매되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메로나 뿐만 아니라 붕어싸만코는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바나나맛 우유는 중국과 대만, 홍콩 등에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빙그레는 글로벌 소비자를 겨냥한 '유튜브 채널 'O MY GUIDE(OMG)'을 개설, 먹방, K-쇼핑 등 한국을 상징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바나나맛우유, 메로나, 붕어싸만코 등 빙그레 주요 수출 제품을 영어권 소비자에게 소개했다.
삼양식품(대표 김동찬)의 '불닭볶음면', 농심(대표이사 이병학)의 '바나나킥'도 단순한 인기 상품을 넘어 국위선양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매운 맛'을 대표하던 불닦볶음면은 이제 전 세계인의 보편적인 '맛있게 매운 맛'으로 자리 잡았다. 2012년 출시된 불닭 제품은 특유의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해외에서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의 매운맛을 알리는 선봉장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중국 절강성 자싱시에서 ‘삼양식품 자싱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첫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시작한 것.
삼양식품은 중국이 전체 수출 물량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주력 국가라는 점, 중국 내 불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가 높게 형성돼 있다는 점, 자싱시가 삼양식품의 중국 판매법인과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 지역에 첫 해외 공장을 짓기로 했다.
오는 2027년 1월 자싱공장이 완공되면 이 공장에서만 연간 최대 8.4억개의 불닭볶음면이 만들어진다. 자싱공장 완공 시 국내외 5개 공장의 연간 불닭볶음면 생산량은 35.2억개로 늘어난다.
농심의 경우, 블랙핑크 제니의 '바나나킥' 언급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해외에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제니는 지난 3월 미국의 한 토크쇼에 출연해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간식으로 농심의 '바나나킥'을 소개했다. 이후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바나나킥의 누적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성장했다.
최근에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뜻하지 않은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극 중에서 헌트릭스 멤버들은 국밥, 라면, 과자 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데, 그 중 컵라면의 이름은 동심 신(神)라면으로 농심 신(辛)라면을 연상하게 한다. 또한 '매운 감자칩'이라고 써진 봉투에서 나오는 과자가 농심의 '새우깡'과 유사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농심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어떤 PPL이나 관련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PPL 없이도 농심 등 국내 기업을 떠올리게 하는 제품이 글로벌 콘텐츠에 자연스레 노출된 것은 해외 소비자들이 한국 식품에 매력을 느끼고, 나아가 한국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