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2%대 유지에도 커피 15.9%↑…프랜차이즈는 버티고, 소상공인 매장은 구조조정 ‘양극화’ 심화

뉴스클레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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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2%대를 보이는 가운데, 커피 가격만은 전년 대비 15.9퍼센트 치솟았다.

5일 통계청 공식 발표와 ATFIS(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올해 아라비카 생두 국제 평균가는 톤당 8300달러로, 지난해 평균 5158달러 대비 60퍼센트 이상 폭등했다. 로부스타 역시 톤당 5289달러로 동반 급등했다. 원인은 브라질·베트남 등 주요 산지의 기상이변, 병충해, 환율 및 물류비 인상, 농가의 타작물 전환 등 복합적이다.

통계청은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소상공인 매장을 포함한 전국 표본 점포 집계를 통해 커피 가격 변동폭을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하고 있다. 올 들어 국제 원두값 급등분이 실제 국내 커피 소비자가에 선명히 전가됐다. 이에 따라 전체 소비자물가는 2.1퍼센트 상승에 그쳤지만, 커피 물가는 그 일곱 배 가까운 급등세를 나타냈다. 특히 커피 한 잔이 ‘금값’이 되는 현실에 소비자들 불만도 크게 늘었다.

커피 시장은 원두가 인상에 따라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장기계약·대량구매로 원가압박을 상당 부분 상쇄해 가격 인상 폭을 조절하고 있다. 여전히 점진적 가격인상이 이어졌으나, 브랜드 신뢰와 마케팅, 스케일 이코노미로 소비자 충성도를 방어하고 있다.

반면 소규모 골목카페·동네 개인매장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업계 빅데이터(코케비즈 등)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카페 매장 수는 감소세로 전환했고, 3년 미만 점포의 절반 가량이 폐업했다. 소상공인 카페들은 구매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경쟁력이 약해 원두가 상승분을 그대로 가격에 전가하지 못해 영업 손실과 매출 감소, 도산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커피 매출의 6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아메리카노·핸드드립 등 원두 음료의 가격이 200원에서 500원 가량 올랐다. 동서식품 등 인스턴트 커피 업체들도 지난 수개월간 두 차례, 각각 7퍼센트~8퍼센트씩 출고가를 인상했다. 커피가격 상승은 생활물가 체감도, 소상공인 처지, 외식시장 트렌드까지 흔들고 있다.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FAO(유엔식량농업기구) 사례처럼 원두값이 1퍼센트 오를 때 소비자 커피가격은 1년 반에서 2년 사이 0.2퍼센트 추가 인상이 이뤄지는 비연동 구조다. 원가 인상이 지속될 경우 국내 시장 가격 인상 효과도 시차를 두고 줄줄이 반영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원두값 폭등은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를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의 체인화와 소상공인 매장의 급격한 구조조정, 그리고 소비자 부담의 가중이라는 세 갈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시장 안정, 소비자 부담 완화, 기업과 소상공인 역량 보강 등 다각적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커피 한 잔이 ‘금값’이 된 오늘, 체감 생활물가 부담이 쉽게 완화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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