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마케팅 전면전에 경쟁사도 가세

SK텔레콤이 반값 멤버십 할인 공세로 가입자 지키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해킹 사고 후 기존 가입자가 72만 명이나 유출되자, SKT는 오는 20일까지 파리바게트(회장 허영인)에서 50% 멤버십 할인을 시작했고, 이후 도미노피자·뚜레쥬르 등 주요 제휴처로 반값 이벤트를 릴레이 방식으로 확대한다. 앞서 스타벅스에서도 지난 10일까지 톨사이즈 카페 아메리카노 음료 1잔 쿠폰을 무료로 제공한 바 있다. 이 같은 파격 이벤트로 오후 시간대 주요 매장에서는 빵 등 상품의 품절 사태가 속출하며 “평소보다 진열대가 일찍 비었다”는 현장 목소리까지 나왔다.
SK텔레콤은 이번 할인을 지난해 해킹 사고 보상의 핵심 카드로 내세웠다. 기존의 금전 보상 대신 연말까지 매달 세 곳 제휴사에서 열흘 동안 50% 멤버십 할인을 제공하며, 가입자 2,200만 명이 모두 이용할 경우 마케팅비가 최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가격 할인 혜택이 ‘집토끼 지키기’ 전략의 최적 카드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SKT 측은 “반값 쿠폰 다운로드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도 멤버십 할인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KT는 굽네치킨·빕스·파파존스·샐러디 등 외식 브랜드 릴레이 할인, CJ올리브영·다이소·네이버페이 등 주요 브랜드 금액권, 문화이벤트까지 멤버십 혜택을 넓혔다. LG유플러스는 제휴사를 52곳까지 확대하며 휴가철 테마파크·숙소 할인 등 대폭 강화된 혜택을 내걸었다.
통신사 간 ‘할인 전쟁’은 단말기 보조금 중심의 과거 경쟁 구도를 바꿔, 멤버십 혜택 중심 소비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보조금보다는 멤버십 마케팅에 대규모 자원이 쓰이면서, 제2의 민생소비회복 쿠폰 효과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SK텔레콤의 파격적인 할인 드라이브는 단순 점유율 방어를 넘어, 통신·유통업계 전체의 소비 촉진, 유통 제휴 브랜드의 공동 마케팅 효과, 기존 고객 확충이라는 포석까지 엿보인다. 한편 시장에서는 “성공시 ‘가격혜택이 서비스 충성도를 좌우하는 모델’이 더욱 굳어질 것”이라며, 연말까지 이어질 할인 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