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웰푸드(대표 이창엽), 동원F&B(대표이사 김성용), CJ제일제당(회장 이재현), 우아한형제들(대표이사 김범석) 등 소비자 참여·상생형 간편식 실험 나서

[뉴스클레임]
지역 식당 메뉴를 소비자가 추천하고, 대기업이 공모전으로 뽑아 제품화한 뒤 로열티까지 돌려주는 상생형 간편식 실험이 유통가 한가운데로 들어왔다. 외식 경기 부진이 길어지는 사이 식품·플랫폼 기업이 앞다퉈 맛집 콘텐츠를 확보하고, 소비자 참여를 앞세운 신제품 개발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구도가 또 하나의 경쟁 전선이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대표 이창엽)는 지난 25일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어썸바잇트 효녀 심청 신제품 출시 프로젝트’ 최종 품평회를 진행하고 지역 식당 메뉴의 제품화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가 된 ‘효녀 맛집 지도’에서 출발해 가족·지인을 대신해 숨은 맛집을 추천하는 사연 공모 방식으로 꾸려졌다.
최종 우승은 경기 안양시 중화요리 전문점 ‘김주방장중화제육’ 팀이 가져갔다. 신라호텔 출신 셰프가 운영하는 이 식당은 불향을 살린 제육볶음을 앞세워 ‘중화제육두부덮밥&바오번’ 메뉴를 선보였고, 맛과 완성도, 독창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롯데웰푸드는 이 메뉴를 자사 델리 제품군과 연계해 가정간편식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며, 출시 뒤 발생하는 매출의 1%를 로열티로 식당에 환원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동원F&B(대표이사 김성용)는 레시피 공모전과 대학생 아이디어 경진대회를 통해 소비자 참여형 상품 개발을 넓혀가고 있다. 온라인에서 간편식·반찬 아이디어를 공모해 실제 출시 가능한 메뉴를 추린 뒤 제품으로 연결하고, 수상자에게 상금과 상품화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운영 중이다. 공모를 통해 발굴된 인기 레시피가 동원 간편식 브랜드로 정식 출시되는 사례도 나오면서, 소비자 레시피를 상품 개발 과정에 끌어들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회장 이재현)은 비비고 브랜드를 앞세워 국물·면·만두 등 간편식 핵심 카테고리에서 외부 아이디어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레시피 공모, 크리에이터와의 공동 기획 등 다양한 협업을 통해 발굴한 메뉴를 냉동 제품과 간편식 라인업에 반영하는 식이다. 소비자 참여와 외부 아이디어를 신제품에 반영해 ‘비비고식 한식 간편식’을 넓혀가는 전략이며, 공모·협업 참여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를 갖췄다.
우아한형제들(대표이사 김범석)은 배달앱에서 쌓인 주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맛집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어 외식 메뉴 상품화 경쟁에 가세했다. ‘배민의발견’ 등 레스토랑 간편식(RMR)·밀키트 사업을 통해 인기 식당 메뉴를 집에서도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내놓고, 제휴 점포와는 수익을 나누는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앱 내 노출과 상품화를 함께 활용하면서 가맹점 입장에서는 마케팅 효과와 추가 매출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식당 메뉴를 소비자가 추천하고 대기업이 공모전으로 상품화하는 구조는 이제 상생 이미지뿐 아니라 실제 효과까지 평가받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레시피 공모와 로열티 환원 같은 장치를 얼마나 투명하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참여형 간편식이 일회성 이벤트가 될지, 외식업과 유통을 잇는 수익 모델로 남을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