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대규모 감염병으로 인해 산업전반의 극심한 경제위기와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쌓인 지 1년여가 지나가고 있다. 특히 말산업 현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언제쯤 안정화될지 알 수 없는 두려움만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전국마필관리사노동조합·한국마사회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코로나19로 인한 말 산업 총 피해액이 7조6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비용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450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경마수익금으로 조성되는 약 1000억원 가량의 축산발전기금은 한 푼도 출연하지 못했다.

여기에 투자비 회수는커녕 인건비, 사료비 등 비용만 계속해서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전국의 승마장 운영업, 말 유통업, 사료작물 재배업 등 관련 업종들 역시 연쇄적 폐업과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그렇다고 해결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미 전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온라인 마권발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입법화하면 말 산업 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말 산업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21일 국회 앞 시위를 펼치던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 김보현 서울지부장도 “온라인 발매화를 입법해 경마 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현 서울지부장은 “현재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온라인 발매화가 입법화 되지 않았다. 농림부를 수십 번 찾아갔지만 바뀐 건 없다”라며 “농림부는 아직까지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반대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농림부는 도박, 사행 등을 일컬으며 시민과 공감대 형성을 하지 못했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 하지만 말 산업 종사자들 입장에선 농림부의 주장은 ‘기우’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김보현 서울지부장은 “이 상황에서 사행성이 더 강한 경륜, 경정은 국회 입법이 됐다”며 “사행성 하나만으로 경마 산업 전체를 짓눌러 버린다는 게 우리들 입장에선 납득할 수 없다. 이제는 모두가 합심해 ‘온라인 발매화’ 입법을 요구하고 투쟁해야 한다”고 밝혔다.

21일 국회 앞 온라인 마권발매 합법화를 촉구하는 1인시위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동길 기자
21일 국회 앞 온라인 마권발매 합법화를 촉구하는 1인시위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동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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