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원들이 또 다시 파업투쟁에 나섰다. 올해 들어서 세 번째 파업이다. 그만큼 건강보험공단이 실질적인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이사장은 노동자들의 파업에 맞서서 단식 농성을 하는 퍼포먼스까지 벌이면서 직고용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

보건의료단체를 비롯해 법률단체, 교수·학술단체,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56명은 건강보험 고객센터 파업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객센터 직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 등은 20일 오전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건강보험은 한국에 거주하는 5100만 명의 시민들이 가입자이며, 건강보험의 공공성을 지키는 것은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재인정부는 지난 2017년부터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정책을 시행해왔다. 건강보험공단과 동일한 방식으로 업무를 해왔던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은 이미 직접고용 전환을 완료했다”며 “이제 김용익 이사장의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은 ‘공정성’을 이야기하며 직접고용을 반대하고 있지만, 고객센터 직접고용은 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 가입자들의 권리침해를 되돌리는 일이다”며 “건강보험공단은 고객센터 노동자들과 직접 대화하며 직접고용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언에 나선 나백주 건강세상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국민의 궁금한 점을 안내해주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의 업무는 매우 공공적이다. 그러나 직고용 형태가 아니다보니 직원들의 신분 자체가 불안정하다”고 지적했다.

나백주 정책위원장은 “직고용 형태가 아니기에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 축적도 어렵다. 직고용을 해서 운영을 하는 것이 건강보험공단 운영에 공공성을 더 높인다”고 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류하경 변호사는 “상담원들은 각종 의료서비스, 건강보험 관련 민원들을 응대하는 등 핵심 업무를 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맞아 상담원들의 업무는 몇 배로 급증한 상태다. 그런데 이들이 민간용역 업체 소속이라고 하니 납득하기가 어렵다”면서 “의료내역, 재산관계, 입출금 내역 등과 같은 정보들을 민간용역 업체가 관리하고 있다. 이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용이 불안정하고 노동조건이 열악하면 의욕이 떨어진다. 지금 상담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전화 응대 질도 낮아지고 있다”며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다시 가입자들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접고용에 대한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