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금강 재배 쌀·무·배추서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청산가리 100배 독성
환경운동연합 “대선 후보들, 남세균 독성 문제 해결 위한 정책 내놔야”

낙동강, 금강 주변 노지에서 재배한 쌀과 배추, 무에서 청산가리 100배 독성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환경단체는 이른바 ‘녹조라떼’인 남세균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대선 후보들에게 남세균 독성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과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 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과금강 주변 노지 재배 작물을 직접 구매해 분석한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이 대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지난 2010년 국제암연구기관이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한 독성 물질이다. 발암성과 간 독성뿐만 아니라 남성 정자 수를 감소시키고 여성 난소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생식독성까지 띠고 있어, 프랑스와 미국 주 정부 등에선 안전 기준을 엄격히 정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이번에 쌀, 무, 배추 마이크로시스틴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간 변병의 경우 OEHHA 가이드라인에서 쌀은 1.01배 초과했다. 무·배추는 기준치의 77% 수준으로 나타났다.
생식 독성의 경우 OEHHA 가이드라인에서 쌀은 3.61배, 무·배추는 2.7배 초과했다. ANSES 가이드라인에서는 쌀이 6.5배, 무·배추가 4.9배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금강, 낙동강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최대 7000ppb가 검출됐다.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 물놀이 금지 가이드라인(8ppb)의 875배가 넘는 수치”라며 “이 정도 상태의 물로 식수를 만들고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환경 후진국’에서조차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남세균의 또 다른 독성인 실린드로스포몹신이 강에서뿐 아니라 인접 지역 지하수에서도 검출됐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들 물질은 우리 강의 상태가 정말 심각하다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정부는 남세균 독성 관련 위험평가, 위험관리, 위험 소통에 소홀하면서 민간단체 참여 위험 거버넌스를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대선 후보들에게 남세균 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약과 정책도 요구했다.
이들은 “이제 대선 후보들이 나서야 한다. 생식 독성에 대한 기준을 강화하면서 남세균 독성 문제를 종합적 해결을 위해 민간 전문가, 민간단체와 함께 위험평가, 위험관리부터 다시 해야 한다”며 “대선 후보들은 남세균 독성 문제 해결을 위한 공약과 정책을 즉각 제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