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중대재해·직업성 질환 증언대회 및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촉구

[뉴스클레임 김성훈 기자] 4월 28일은 ‘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이다. 지난 1993년 태국 장난감 인형공장 화재로 숨진 188명의 노동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1996년 4월 28일 국제자유노조연맹 대표들이 촛불을 들면서 시작됐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하 건설노조)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중대재해·직업성 질환 증언대회 및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1년에 600명 이상이 건설현장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는 가운데, 2년이 다 돼가도록 국회에서 논의가 지지부지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건설노조는 “노동부 통계 중 지난해 417명의 건설노동자 산재사망 전에 1만2093건의 경미한 사고가 있었을 것이며, 12만5100건의 무상해 사고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죽은 사람만 있고 책임지는 자가 없다”며 “국회가 조속히 노동자 시민을 위한 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을 강화하고 건설안전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현장노동자들은 증언을 통해 건설현장 안전문제의 심각성을 전했다.
배전전기노동자 선창호 광주전남전기지부 목포지회장은 안전모와 배전전기현장의 방염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직업성 질환에 대해 발언했다.
그는 “2개월 전 피부암으로 발병으로 인해 수술을 진행했다”며 “30년 전부터 전신주에 오르며 전기 일을 해왔다. 당시에는 안전모를 비롯해 제대로 된 안전장구조차 없이 수건 한 장 목에 두르고 일했다. 그런 과정이 피부암을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악조건 속의 기후환경 속에서도 살아있는 전기를 만지는 일을 하면서 안전을 위해 방염복과 두꺼운 절연장갑을 착용하고 작업하다 보니 피부질환과 더불어 고압전기에 의한 전자파로 인해 백혈병도 발병한 사례가 있다”며 “악조건에서 일하는 모든 건설노동자들은 안전하게 작업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요구했다.
형틀목수노동자 이영진 서울건설지부 조합원은 건설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현장의 건설노동자들은 근골격계 질환을 직업병이라며 달고 다닌다. 이들이 제대로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직업병이라 칭하며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파스를 붙이고 약을 발라가며 참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부분의 산재사고는 공기단축을 위한 사측의 무리한 공정과 안전에 대한 형식적이고 안일한 관리에서 비롯된다”며 “비가 쏟아지는 순간에도 콘크리트 타설 공정이 진행되는 부실한 공사 진행이 계속되는 한 산재사고도 중대재해도 반복될 것이다. 우리는 죽지 않고 일하는 현장을 투쟁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