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 대구본부 "공직자들 주말 자유라고 생각하면서 직원들에겐 비상근무 지시"
홍준표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 한 일 없어"

[뉴스클레임]
홍준표 대구시장이 폭우가 내린 지난 주말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홍 시장의 '폭우 골프 논란'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섰고,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들에겐 비상근무를 지시해 놓고 홍 시장은 골프를 치러간 것을 문제 삼아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대구지역본부(이하 전공노 대구본부)는 18일 성명을 내고 "전국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에 대비해야 하는 이때 홍 시장은 지난 15일 팔공산 CC에서 골프를 즐겼다. 공무원들에게는 비상근무를 지시해 놓고 본인은 골프를 치러 간 것"이라고 밝혔다.
골프를 친 시기도 논란이지만, 15일 이후 홍 시장의 공개적인 발언들이 논란을 넘어 충격적이라고 전공노 대구본부는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말에 테니스는 치면 되고 골프는 치면 안 되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있는가. 대통령이라면 다르겠지만 그 외 공직자들의 주말은 자유"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전공노 대구본부는 "테니스는 되고 골프는 안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핵심을 빗나가도 한참 빗나갔다. 대구시재난안전대책본부장인 홍 시장이 긴급상황 대처에 부적절한 활동을 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공직자들의 주말을 자유라고 생각한다면 직원들에게는 왜 비상근무를 지시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면담한 뒤 기자들과의 대화는 더 가관이다. 대구시 공무원들이 비상근무 중이었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홍 시장은 '비상근무를 지시한 일이 없다'라고 했다"라며 "재난관련 매뉴얼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잘 모른다고 하면 될 일이다. 이정도 생각이면 사고가 발생해도 공무원들이 알아서 했고, 난 몰랐다고 할 기세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실기간으로 보고할 상황 자체가 없다. 골프를 치는 동안에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사항 자체가 없다'라고 말한 홍 시장은 재난 발생을 예견할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는가. 재난상황 발생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핵심은 재난 발생 시 실시간 보고를 받을 수 있는 환경에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주말은 자유라고 하면서 공무원들은 비상근무하게 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상황과 직분을 망각하고 골프를 즐긴 홍 시장을 강하게 규탄한다. 대구시장으로서 공직자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행정을 펼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공노 대구본부의 지적에 홍 시장은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부단체장이 업무를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 더구나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이 대구시 재난 매뉴얼이다. 나는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또 "비상근무 2단계 시에는 재난안전실을 중심으로 65명 정도가 조를 짜서 근무하고 부단체장은 상황이 있을 때 단체장으로 통신으로 보고를 하거나 직접 현장에 나간다"면서 "비상 2단계 발령 시 단체장은 관례상 위수지역만 벗어나지 않으면 무얼하든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비상 3단계때 비로소 단체장이 업무총괄을 하는데 당시는 비상 2단계에 불과했다"면서 "골프를 이용해 국민 정서법을 빌려 비난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직도 국민 정서법에 기대어 정치하는 건 좀 그렇다. 나는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에 어긋난 행동을 한 일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