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인 활동가 "이해하기 쉽게 선거공보물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인가"

발언하는 박경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활동가
발언하는 박경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활동가

[뉴스클레임]

"내 이름만 부르고 재판이 10초 만에 끝났습니다. 판사는 무슨 내용인지 자세히 설명해 주지도 않았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투표장에서도, 재판장에서도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인권침해입니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건 발달장애인 박경인 피플퍼스트서울센터 활동가가 분노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가에 “선거 기간에 그림투표용지, 알기 쉬운 선거공보물 등의 편의를 제공하라”며 차별구제청구소송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이들의 요구를 무시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등은 16일 오후 선고 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항의했다. 

소송 당사자인 박경인 활동가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투표장에선 제가 뭘 물어봐도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 투표장에서 저는 이 사회의 시민이 아니라고 외면당하는 것 같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해하기 쉽게 선거공보물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인가. 정말로 알고 싶다. 왜 발달장애인에겐 아무것도 제공해 주지 않는 건지 묻고 싶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알기 쉬운 선거공보물을 만들고 있는데 왜 우리나라는 안 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오늘 판결은 발달장애인 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살아가야 한다. 이 시간 동안 항소하고 계속 싸우겠다. 우리의 권리가 보장될 때까지 외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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