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감독 위협한 스타강사 "잘못 뉘우치고 싶다" 사과
서울교사노조 "교사 개인정보 유출된 경위 철저히 조사해야"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시험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에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인 학부모. 사진=서울교사노조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시험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에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인 학부모. 사진=서울교사노조

[뉴스클레임]

2024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자녀의 부정행위를 적발한 시험 감독관이 근무하는 학교에 찾아가 항의한 학부모가 해당 교사에게 사과했다. 다만 "자녀의 행동은 부정행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형 경찰공무원 학원의 '스타강사'로 유명한 경찰대 출신의 변호사 A씨는 27일 자신의 온라인 카페에 "해당 선생님에게 죄송할 뿐이다. 합의가 되면 좋고 아니더라도 이 부분 공탁을 통해 조금이나마 잘못을 뉘우치고 싶다"고 말했다.

A씨의 자녀는 수능일인 지난 16일 서울의 한 학교에서 시험 종료 벨이 울린 후 마킹하려고 했다가 교사인 감독관에게 부정행위로 적발됐다. 그의 자녀는 수험생은 종이 울리자마자 펜을 놓았지만 감독관이 자신을 제압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수능 다음날인 17일과 21일 감독관이 재직 중인 학교에 찾아가 협박과 폭언 등을 했다. A씨의 아내는 학교 앞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A씨는 "교직에서 물러나게 할 것", "우리 아이의 인생을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망가뜨려주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켓에는 감독관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인권침해 사례 수집 중'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수능 감독관의 근무지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A씨가 불법으로 감독관의 근무지를 알아냈다는 의혹도 나왔지만, A씨는 "선생님의 근무지를 불법적으로 안 것은 아니다. 감독관 선생님의 이름은 제 딸이 명찰을 보고 기억했다"고 밝혔다. 

1인 시위 부분에 대해선 "아이 엄마가 답답한 마음에 교육청과 교육부에 문의했으나 담당 감독관 3명 합의가 있으면 끝이라고 했다. 아이 엄마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수능을 구제 받기 위해 1인 시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라 괜찮다고 생각해서 집에 있는 박스 뒷면에 글을 써서 대략 30분 정도 했다. 이 부분이 선생님을 많이 놀라게 한 것 같아서 죄송하고,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했다. 

다만 자신의 자녀의 행위는 부정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수능 부정행위는 ‘응시과목의 시험 종료령이 울린 후에도 계속해서’ 답안을 작성하는 행위이지만, 아이가 종료령 후 답안을 작성한 일은 없었다는 것.

그는 "주위 학생들도 종료령 ‘띠띠띠띠’ 타종 중 ‘띠’에 감독관이 손을 쳤다고 진술해줬다. 종료령 후 필기구를 내려놓는 동작을 감독 선생님이 오인해서 쳤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명예훼손과 협박 등의 혐의로 자신을 고발조치하는 데 대해서도 "너무 과한 것 같다"고 밝혔다.

A씨는 "변호사의 신분을 노출한 건 부정행위자 처리규정의 ‘고의’와 ‘과실’을 구분해서 설명하려고 꺼낸 단어이지 변호사의 지위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자식 문제이므로 끝까지 다툴 수밖에 없다고 했던 부분이 와전된 것 같다. 이 부분은 백번 양보해도 제 잘못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발이 진행됐다 하니 성실히 조사받도록 하겠다"면서도 "저와 아내는 몰라도 제 자녀의 부정행위만은 바로잡아 주시길 바란다. 해당 선생님께 죄송하고, 잘못했다"고 덧붙였다. 

서울교사노조는 1인 시위에 대해 "교사에 대한 협박 및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는 것이며, 이로 인해 교사는 큰 공포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며 서울특별시교육청과 교육부에 조속히 해당 수험생 학부모를 고발 조치하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교사노조는 "교사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와 더불어 차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더불어 수사당국에서 철저한 수사를 해주기를 바란다. 특히 교사의 개인정보가 수험생 학부모 측에 유출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주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