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어린이 삶·또래놀이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전교조 "어린이 행복도 OECD 최하위… 놀이정책 강화 필요"

[뉴스클레임]
어린이들이 대부분 교실에서 쉬는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10명 중 8명은 학원, 학습지 등을 해야 해서 학교 수업 후 친구와 직접 만나서 놀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초등위원회는 어린이날을 맞아 '2024년 어린이의 삶과 또래놀이 실태조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2450명, 초등교사 761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어린이들이 쉬는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교실'(90.4%)이었다. 이어 복도 33.4%, 운동장/놀이터 23.8% 순으로 나타났다.
‘운동장/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응답의 경우 쉬는 시간이 30분인 학교에선 48.5%인 반면, 쉬는 시간인 5~10분인 학교는 9.6%에 불과했다.
어린이들은 놀이 이후 '즐겁고 재미있다', '편안하고 뿌듯하다' 등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또래놀이로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지만 친구들과 갈등을 힘들어하거나 마음이 상하는 비율도 10.0%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초등위원회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최근 몇 년간 친구들과 대면 활동이 줄어들고, 함께하는 활동도 부족해 또래와 관계맺기, 놀이 등에 대해 잘 모르거나 어색해하는 아이들이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놀이 시간이 짧으면 놀이 중간에 발생한 갈등을 해결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게 되고, 학교폭력 사안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어 또래놀이를 위해 충분한 놀이시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쉬는 시간이 충분한가'라는 질문에 긍정 답변을 한 경우는 '쉬는 시간 30분인 학교'의 학생(85.5%), 교사(81.3%)가 ‘쉬는 시간 5~10분 학교’의 학생(63.7%), 교사(44.0%)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학생 38.3%는 하교 후 친구들과 '놀지 않는다'고 답했다. 도시지역은 ‘동네놀이터’(40.9%)에서, 농어촌지역은 ‘학교운동장’(43.1%)에서 노는 어린이들이 가장 많았다. 청
전교조는 "미세먼지 황사 등 기후 변화로 인해 실외 놀이 여건이 악화되고,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실외 놀이 공간을 대체할 수 있는 공공시설 확충이 필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로는 신체활동을 택했지만, 실제 방과후 또래놀이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은 ‘이야기하며 놀기’(71.5%)였다.
학교 수업 후 친구와 만나서 놀 수 없는 이유로는 ‘학원/학습지/온라인 학습을 해서’(81.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학교 방과후 수업을 가야해서’(33.1%),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9.5%), ‘집에서 가족을 돌봐야하기 때문에’(5.0%), ‘학교 운동장에서 놀지 못하게 해서 놀 곳이 없기 때문에’(3,7%), ‘친구와 노는 게 싫어서’(2.2%) 순으로 나타났다.
‘또래놀이 시간이 일주일에 어느 정도 필요한지’ 물었더니 ‘5~6일’(15.3%), ‘3~4일’(40.4%), ‘1~2일’(32.2%), ‘매일’(12.0%)로 응답했다.
원하는 또래놀이 장소로는 ‘집’(21.1%), ‘동네 놀이터’(19.9%), ‘키즈카페’(13.6%), ‘PC방’(11.3%), ‘학교운동장’(13.2%), ‘편의점이나 분식집’(9.0%), ‘노래방’(8.3%), ‘청소년 공간’(2.9%), ‘학원’(0.7%) 등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또래놀이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학급당 학생수 감축’(70.3%)을 꼽았다.
이어 ‘안전사고에 대한 교육당국 책임 강화’(60.9%), ‘쉬는 시간 놀이지킴이 인력충원’(39.8%) 순으로 답했다. ‘놀이시간을 교육과정으로 편성’(36.3%), ‘디지털 교육 정책 개편 또는 폐기’(19.5%), ‘디지털 기반 수업방식 줄이기’(16.2%)로 답했다.
전교조는 "대한민국 어린이는 놀 시간도 놀 장소도 부족하다. OECD가 2021년 조사한 ‘어린이 행복지수’에서 한국은 22개 중 22위로 꼴찌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의 삶에서 ‘또래 놀이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놀이정책’을 ‘디지털교육 정책’에 앞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