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최근 일부 남성 유튜버들이 여성 유튜버의 약점을 잡아 돈을 갈취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이버 렉카'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사이버 렉카'란 온라인 공간에서 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빠르게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일부 이슈 유튜버들을 비판하며 등장한 용어다. '강경 대응' 경고에도 사이버 렉카들이 루머 등을 포함한 가짜뉴스 생산에까지 나서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사이버 렉카에 대한 제재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왜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걸까.
최근 유튜버 쯔양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4년간 폭행과 협박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관련 상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된 후 누리꾼들은 '구독'과 '좋아요'를 를 누르거나 댓글에 응원 글을 남기며 연대를 표현했다.
더 충격적인 점은 일부 유튜버들이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쯔양을 협박했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선 쯔양의 과거를 빌미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했다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에 등장한 유튜버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이 시작은 가로세로연구소 측이 공개한 녹음 파일이었다. 해당 파일에는 사이버 렉카 유튜버들이 쯔양의 과거를 언급하며 협박해 돈을 뜯어내려고 한 정황들이 담겼다.
쯔양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태연 변호사는 "유튜버들이 모의를 해 쯔양의 사생활을 빌미로 금전적인 요구를 하겠다는 취지였다"며 "쯔양 측에는 사실 확인이 없었고 방송 5분 전에 알게 됐다. 의견을 낼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녹취 속 유튜버들은 협박 사실을 부인했다. 구제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부끄러운 돈 받지 않았고 부끄러운 행동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면서도 "자신은 공갈·협박을 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유튜버 카라큘라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두 아들을 걸고 유튜버로서 살며 누군가에게 부정한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 그것을 지금껏 유튜버로 살며 유일한 삶의 자부심으로 살아왔다"며 "지금부터 나랑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것이냐. 중립 기어 잔뜩 박고 기다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태세를 전환했다. 두 아들을 걸었던 카라큘라는 "질타를 달게 받겠다"며 "증명하긴 쉽진 않겠지만 맹세코 쯔양에 관한 어떤 이야기도 알지 못한다. 모자란 생각과 가벼운 언행으로 쯔양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받아낸 혐의를 받는 유튜버 전국진도 "300만원을 받았다'고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2023년 2월 27일 300만원을 구제역으로부터 입금 받았다. 쯔양이 그렇게 심각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인 건 정말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들이 줄줄이 사과에 나선 건 검찰 수사 착수와 함께 유튜브가 ‘사이버 레커’ 유튜버들에 대한 수익화 중지 조치 결정을 내리자 몸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튜브 측은 “유튜브 플랫폼 밖에서 유튜브 커뮤니티에 해가 되는 행동으로 크리에이터의 책임에 관한 정책을 위반한 카라큘라 미디어, 전국진 및 구제역 채널의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 참여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쯔양을 협박하고 갈취했다는 유튜버들이 언급되고 있는데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콘텐츠로 돈을 버는 유튜버들에 대한 대책도 방심위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류희림 위원장이 언급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수익 창출을 위해 의도적으로 허위 콘텐츠를 게시한 경우, 콘텐츠 비공개 등을 빌미로 협박·공갈 등 추가 범행이 확인된 경우 적극 구속 수사하라”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하기도 했다.
SNS가 발달하면서 1인 미디어화가 빠르게 진행됐고, 그만큼 볼거리가 풍부해졌지만, 가짜뉴스 등 이를 규제하는 방식이 비교적 느슨해 폐해와 부작용을 막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특성상 한 번 이슈가 되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입게 되는 피해 역시 상당하다. 더욱 황당한 것은 사회적 혼란과 피해를 입히면서도 수익을 항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이버 렉카, 가짜뉴스 퇴출을 위해 이를 보는 대중들이 콘텐츠를 거르는 눈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해·악성 콘텐츠와 유튜버에 대한 수익화 중지, 강력한 처벌 등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