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공운수노조
사진=공공운수노조

[뉴스클레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 명절을 두고 주고 받는 덕담 중 하나다. 이 한마디에는 풍성한 추석과 가을을 보내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나 추석을 맞이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덕담조차 쉬이 나오지 않는다. 이들에겐 우리 사회가 여전히 견디기 어려운 한여름 뙤약볕 같기 때문이다. 추석이 다가오면 점점 크고 밝아지는 달처럼 노동자들이 당하는 차별의 낙인은 더 크고 붉게 빛난다. 명절 기쁨보다 차별을 확인하는 서글픔이 더 큰 비정규직 노동자들 입에선 오늘도 "명절 휴가비, 더는 못 참겠다"라는 하소연이 쏟아져 나온다.

설, 추석 명절이 다가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거리로 나선다.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을 받는 것도 서러운데 명절휴가비에서도 차별받아야 하느냐며 평등한 명절을 보낼 수 있게 차별을 해소해달라고 호소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공무직, 무기계약직, 민간위탁, 자회사 노동자들이 추석을 맞이해 '차별 해소'를 외치고 나섰다.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선 공공부분 비정규직 차별해소의 차례상을 차리기 위한 결의의 자리가 마련됐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추석 한마당'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명절이, 가족이, 위험이 다르지 않다는 정의, 비정규직의 임금도 인건비라는 상식을 차례상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노무비 중간착취 근절'을 이야기하고 나선 전국철도노동조합 코레익네트웍스지부 서재유 지부장은 "이번 추석에도 코레일네트웍스 역무원, 상담사, 주차관리원, 광역철도기동팀은 더 바쁘게 일을 한다. 그런데 자회사 소속 역무원과 상담사들은 10년이든, 20년이든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코레익네트웍스는 '기재부 지침'을 지켜야 된다며 인건비로 받아온 돈을 인건비로 줄 수 없다고 한다"고 토로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당무역장에 대해서 책정된 위탁비 기본급 345만66611원 중에서 191만9740원만을 기본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또한 도봉역 역무원들은 6년째 똑같은 상여금 50만원만 지급된다. 도봉산 역의 역무원들은 기본급의 60%를 상여금으로 받는다고 한다. 

서 지부장은 "한 달에 기본급에서만 150만원이 넘는 돈을 중간착취해 간다. 회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직무와 관련 없는 공직자에게 100만원까지 선물이 가능하다'라는 공지는 우리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며 "정부 역할은 이런 공지가 아니라 더는 중간착취와 차별이 없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절이 되면 더 바빠지는 또 한명의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우편집중국에서 소포 분류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다.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우편공무직지부 이중원 지부장은 "요즘 같은 명절이면 추석 선물과 먹길로 물량이 늘어나 가장 바쁘게 일하곤 한다. 그런데 우정사업본부는 업무와 무관한 명절상여금을 비정규직에게만 더 적게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규직 공무원은 자기 월급의 120%로 평균 연 300만원 이상을 받지만, 우정실무원을 포함한 비정규직은 그의 1/3에 불과한 연 100만원만 받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지부장은 "공공기관에서 상식을 벗어난 현격한 수당차별로 정규직 비정규직간 위화감을 조성함은 물론, 명절에 비정규직 노동자는 상대적 박탈감에 허탈한 웃음만 나는 현실"이라며 "비정규직 명절상여금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연 120%로 차별 없이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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