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레임]

최근 동덕여자대학교 남녀공항 전환을 두고 대학과 학생들 사이에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 67개 여성단체들이 학교 측에 학생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노동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27일 '동덕여대 남녀공학 전환 반대 시위에 관한 입장문'을 내고 "학교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와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에 나서라. 또한 정치권과 언론은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근거한 혐오 표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둘러싸고 ‘폭력 사태’, ‘비문명’을 운운하거나 ‘이 대학 출신 며느리는 절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거’, ‘여대출신 채용 배제’, ‘54억 시위 피해’ 등의 말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남녀공학 전환을 둘러싼 여러 맥락과 상황을 소거시킨 채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학생을 학교공동체의 동등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비민주적 학교의 행태를 승인하고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앙운영위원회(학생 측 대표)는 지난 21일에 학교 본부와 진행한 제2차 면담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대한 대학 측의 입장문 발표를 약속받고 이후 본관을 제외한 건물에 대한 점거를 풀겠다고 약속하고 총학생회의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대학 본부 측은 25일 진행된 제3차 면담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 철폐’는 약속한 적도 없고 약속할 수도 없다며 ‘불법’, ‘법적 조치’ 운운하며 학생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학교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비판과 민주적 학교공동체의 회복에 집중하기 보다는 현 상황을 ‘불법’, ‘손해’의 프레임으로 이동시키는 정치권과 언론의 부적절한 행태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특히 채용성차별까지 시사하는 공공기관장과 기업의 차별적 언행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밝혔다.

아울러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를 ‘불법’과 ‘손해’의 프레임으로 규정하고 학생들을 ‘악마화’하는 정치권, 언론, 기업의 성차별적 시선과 태도가, 이런 담론에 힘 얻은 혐오세력들이 온라인 상에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협박과 혐오발언을 쏟아내는 현실이 우리 사회에 여성혐오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정치권, 언론, 기업이 보여주고 있는 성차별적, 여성혐오적 행태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학교와 학생 간 평등하고 투명한 의사소통 절차를 보장함으로써 민주적인 학교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지금 그 책임은 전적으로 학교에 있다. 학교는 학생들의 문제 제기와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