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넷 "학생 98%, 등록금 인상 반대"

[뉴스클레임]
전국 대학가가 등록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에 따르면 2025년 전국 4년재 대학 48곳 이상에서 등록금 인상을 확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등록금 동결을 검토하고 있는 곳은 4%에 불과하다.
비싼 등록금에 대해 많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다. 사립대학 연평균 등록금이 상한선인 5.49% 인상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은 4년재 사립대학 기준 연평균 34만6000원을 더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대넷이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대학생 186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등록금 인상에 대한 전국 대학생 인지소사'에 따르면, 학생 98%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으며, 여전히 사립대학 등록금 납부에 부담을 느낀다. 또 납부하는 등록금에 비해 학습권과 복지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대학 본부는 재정이 부족해서 등록금을 인상한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전대넷의 설명이다.
전대넷에 따르면 사립대학은 총 11조원에 육박하는 적립금을 쌓아두고 있으며, 2023년 기준 274개 대학 중 64.2%의 적립금이 늘었다. 적립금이 100억원 이상 늘어난 대학은 14곳에 달한다.
또한 대학 법인은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대넷은 "2023년 기준 사립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50.1%인 데 비해, 대학 평균 법인전입금 비율은 4.2%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도 학교 재정이 충분함에도 등록금을 인상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열린 '2025년도 학부 등록금 인상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익대학교 재학생은 "대학들은 재정상황이 안 좋아서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정말로 그러한가. 학생들은 고시원에서 자고 하루 한끼 편의점 라면으로 떼우는데, 얼마나 어렵다고 학생들에게 돈을 더 받자는 결정을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정말 학교에 돈이 없는 게 맞느냐. 몇백억씩 예금으로 저장해두고 욕심을 부리는 것 아니냐"라며 "학생들이 수업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한 예산은 사용해줬느냐.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직접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돈을 더 걷어가겠다고 하는 것은 학생들과 척을 두겠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등록금을 인상하게 되면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받지 못한다는 것도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전대넷은 "대학과 교육부는 국가장학금 2유형을 지원받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는 등록금 동결을 유도한다며, 교내장학금 10% 완화 정책을 내놓았다. 현재 교육부의 등록금 동결 유도 정책도, 등록금 인상으로도 피해를 보는 것은 대학생들이다"라고 말했다.
대학 재정난 해결을 위해 등록금 인상 외에도 고등교육 예산 확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 적립금 사용 등 다양한 방안이 있음에도 교육부가 대학 재정 문제를 외면했고, 등록금 인상을 막을 대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대넷은 "2023년 17개, 2024년 26개 대학에서 등록금을 인상하는 등 등록금 인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하지만 교육부는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대학들에 등록금 동결을 호소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OECD 기준 등록금 수준 상위권,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 지원 규모 최하위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에게 대학 재정 책임을 전가하는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학생 의견 반영이 없는 등록금 인상을 규탄한다"며 "교육부는 호소만 하지 말고 등록금 인상 방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등교육 예산을 확보하고, 등록금 동결을 유인할 실효성 있는 정책을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