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클레임]
서울 주요 사립대의 학부 등록금 인상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이 부담된다는 학생들의 목소리에도 상당수 학교는 운영난 등을 이유로 인상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는 지난 17일 3차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등록금 3.1% 인상을 확정했다. 당초 3.9% 인상안이 제시됐으나,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와 '등록금 부담' 요구에 타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률인 3.1% 로 하향 조정했다.
등록금 동결은 이루지 못했지만 '3.1% 인상'은 많은 학생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싸워온 성과다. 그동안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11시간 필리버스터 ▲7시간 야외 필리버스터 ▲이화인 3239인 등록금 인상 반대 서명 등을 진행했다. 학교 본부가 본관 문을 막아 본관 건물 앞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총장실 대신 3차 회의 진행 중 학교 본부에게 서명을 전달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들은 '등록금 인상 반대 목소리'를 굽히지 않았다.
성명문을 통해서도 학교 측에 대학 재정의 어려움을 핑계로 등록금을 인상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성명문을 내고 "전국의 대학들은 정부의 등록금 규제 완화 정책과 대학가의 동록금 인상 흐름에 업혀 줄줄이 등록금 인상안을 내놓고 있다"며 "전국 사립대학 적립금 순위 2위에 달하는 이화여대의 '돈이 없어서 등록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사립대학 적립금 순위 2위에 달할 정도로 높은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재정 수입의 부담을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지우고 있다. 학교 측은 미래세대를 위해 적립금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이미 장학기금으로 이전됐던 선례도 있다"며 "등록금 의존율이 48%에 달하는 이화여대, 지속가능한 재정 운용을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이 아닌 다른 재원 마련 방안이 선제시 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화인 97.4%가 등록금 인상 반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화인 요구안 우선순위 1번은 '등록금 인상 반대'다"라고 밝혔다.
실제 지난 2024년 12월 31일부터 2025년 1월 4일까지 실시된 이화인 요구안 설정을 위한 설문에서 참여자 81.9%의 이화인이 "이미 지금의 등록금도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등록금 인상 반대 요구에 대한 동의도를 물은 결과, 이화인 97.4%가 동의했고, 이화인 92%가 등록금 인상에 대한 불필요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은 서울 소재 대학 중 2등으로 높은 등록금을 납부하는 반면, 매학기 전임교수 부족으로 허술한 커리큘럼 하에 충분한 학업을 진행할 수 없다. 노후화된 시설과 열악한 실기도구들은 개선을 건의해도 바뀌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 와중에 학생 요구를 반영하기 위한 계획을 내기는 커녕, 등록금 인상안을 내놓았다. 사전 통지 없이 졸속적으로 학생 측에 통보된 등록금 책정안,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비민주적이고 납득할 수 없는 등록금 인상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행히 3.9%에서 3.1%로 등록금 인상률이 하향됐지만, 총학생회 측은 "적립금 2위 대학이자 법인의 책무성을 요하기 전에 등록금부터 인상했던 대학 본부를 향해 적립금 사용과 법인 책무성 강화를 요구하며 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