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서 "어 애썼네" 작업 지시 확인
대책위 "휴대폰에 한전KPS 작업지시 정황"

고 김충현 노동자에게 한전KPS 업무지시는 일상이었다. 사진=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고 김충현 노동자에게 한전KPS 업무지시는 일상이었다. 사진=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

[뉴스클레임]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숨진 하청 노동자 고(故) 김충현 씨가 원청인 한전KPS 측의 작업 지시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났다.

태안화력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고인이 한전KPS 소속 직원 A씨에게 지시받은 작업이 완료됐음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고 당일인 지난 2일, 김충현 씨는 A씨에게 공작물 사진과 함게 "다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어 애썼네"라고 답했다

해당 메시지는 2일 오후 1시 11분에 전송된 것으로, 김충현 씨가 사망하기 약 1시간여 전에 이뤄진 것이다.

대책위는 "대화 속의 사진은 사고 당시 사고가 일어난 공작실의 작업대에 있던 공작물과 동일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김충현 씨의 노동자의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한전KPS로부터 지시받은 작업이 완료됐음을 알리는 내용이 빼곡하게 기록돼 있었다. 고인은 한전KPS 직원으로부터 작업을 지시받아 TBM 일지를 작성하고 지시받은 작업이 완료되면 카카오톡으로 보고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11일 오후 경찰로부터 돌려받은 고인의 휴대폰에서 먼저 눈에 띈 것은 TBM 작업일지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A씨였다고. 

다른 대화 내용에서도 김충현 씨는 A씨에게 작업한 공작물이 사진을 보내며 "홈을 다 가공하기엔 가공부가 넓어질듯해 흠이 좀 남아 있다", "많이 걱정했었거든요", "전체적으로 패인 부분이 많아 살짝 가공했습니다" 등 작업에 대한 내용을 말했다. 이에 A씨는 "고맙다", "괜찮다', "고생했다" 등의 답을 남겼다. 

대책위는 "A씨는 한전KPS 소속의 기계1팀 직원이다. 한전KPS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그가 맡은 담당설비가 선반의뢰가 자주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임의로 작업했다’는 한전KPS의 말이 거짓말이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면서 "김충현 씨의 사망사고는 노동자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원청이 다단계 하청을 만들며 책임을 전가하고 불법파견을 자행해 일어난 구조적 타살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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