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고공농성 해결 촉구 각계 원로 기자회견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살려야" 호소

[뉴스클레임]
서울 도심 한복판, 35도를 넘나드는 살인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해고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이 이어지고 있다. 고진수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은 사측이 민주노총 조합원을 표적 해고했다면서 지난 2월부터 조합원 복직을 촉구하는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은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며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1년 6개월 넘게 고공농성 중이다. 크리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이들의 농성은 멈출 줄 모른다.
복직 촉구,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는 마지막 몸부림인 고공농성. 이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각계 원로들이 사업장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세종호텔 고공농성 앞에 모였다.
고공농성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각계 원로 565인은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살려야 한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나이 든 우리가 간절히 호소한다. 박정혜를, 고진수를 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원로들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세월호, 이태원 참사의 유족을, 오송 지하차도와 무안 여객기 참사의 유족을 만나 고개 숙이고 정부 최고책임자로서 사과했을 때 위로받은 건 단지 유족만은 아니었다. 진실규명과 엄중 책임을 약속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을 때 뜨거운 박수를 보낸 건 지지자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 또 다른 참사가 있다. 오래도록 지속돼 온 참사, 한 자리가 아니라 이 땅 온누리에서 자행돼 온 참사, 노동의 참사"라며 "오늘도 일터에서 삶이 무너지고 있다. 끼이고 꺾이고 눌리고 떨어져 사라진 삶들이 우리 곁을 배회하고 있다. 이것은 재난이 아닙니까, 어째서 참사가 아닌가"라고 했다.
원로들은 "먹튀 자본이 버리고 떠난 불탄 공장 옥상에서 오늘로 562일, 참담한 시간을 견디고 있는 해고노동자 박정혜를,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노동자의 단결권을 짓뭉개고 거리로 내몬 악질 고용주 세종호텔에서 해고돼 아슬아슬한 교통시설물 위에서 160일째 무너지고 있는 요리노동자 고진수를 아는가"라며 "시민이, 대통령이, 의회가 나서야 한다. 시간이 없다. 그리운 일터로, 가족 곁으로, 친구 곁으로 두 사람을 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