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가족부, 성별 임금 격차 조사 결과 발표
여성 임금격차 30% 돌파, 민간기업 격차 뚜렷

[뉴스클레임]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김모씨는 동료 남성들이 받는 급여와 성과급 차이를 뼈저리게 느낀다. 그는 “같은 경력을 가지고 있어도 남성 팀장이 핵심 업무를 맡고 여성은 지원 업무에 배치된다”며 “임금 차이가 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성가족부가 5일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회사 및 공공기관 성별 임금 격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980개 상장 및 외부감사대상 기업에서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9780만원, 여성은 6773만원으로 나타났다. 성별 임금격차율은 30.7%로 전년 26.3% 대비 4.4%포인트 상승했다.
남녀 모두 임금이 줄었지만 감소폭은 차이가 컸다. 남성은 0.8% 감소하는 데 그친 반면, 여성은 6.7%나 줄어 임금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제조업, 정보통신업, 금융·보험업 등 노동자가 많은 산업에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제조업의 임금격차는 29.1%로 전년 대비 9.1%포인트 올랐고, 정보통신업도 34.6%까지 치솟았다.
도매 및 소매업(44.1%)과 건설업(41.6%)에서도 임금 차이가 컸다. 반대로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5.8%)과 숙박·음식점업(17.7%) 등은 상대적으로 격차가 작았다.
공공기관 344곳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남성 평균임금이 7267만원, 여성은 5816만원으로 성별 임금격차가 20.0%로 감소했다. 평균 근속연수도 남성 10.5년, 여성 8.4년으로 줄었다.
서울의 한 중앙부처 연구원은 “호봉제가 임금 격차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승진 등에서는 남성 우위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에서는 근속연수 격차가 줄었음에도 임금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여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9.4년, 남성은 11.8년으로 2.4년 차이가 난다. 임금격차가 근속연수 외에 직급, 근로형태, 직무 특성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별로는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22.5%), 수도·하수 및 폐기물 처리업(37.7%) 등에서도 두드러진 임금 차이가 발생한다.
신우리 책임연구원은 “성별 임금 격차는 직무 내용·승진·휴직 등 임금 결정 요인뿐 아니라 산업·직종 분리와 같은 구조적 요인 등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