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 회담서 북핵·경제·서해 등 현안 집중 협의
왕이 방한 논의·시진핑 내달 경주 방문 기대

[뉴스클레임]
대한민국 외교 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베이징에 발을 디뎠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내달 경주 방문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중 관계에 새 활력이 불어넣을 실질적 외교전이 막을 올렸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베이징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방중 일정이자, 시진핑 주석의 10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한중 정상급 소통을 직접 주도했다.
통상 외교 관례상 왕이 부장의 한국 방문이 우선인 상황이었지만, 조 장관이 서둘러 방중 일정을 잡은 것은 대외적 환경 변화와 한중 협력 강화 의지를 반영한다. 정부는 시 주석의 경주 방문을 “한중관계 도약의 계기”로 보고 이번 회담에서 방한을 확정 짓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출국 전 김포공항에서 만난 조 장관은 “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이자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며 “양국 현안 논의와 미래 발전 방향 탐색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북핵 문제, 공급망 안정, 무역장벽 해소 같은 주요 현안뿐만 아니라 최근 불거진 한중 잠정 조치수역 구조물 설치와 기업 투자 환경 개선 이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대미 통상 분쟁 국면에서 한국에 공동 대응, 보호무역 반대 의제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내달 APEC 정상회의에서는 자유무역 확대와 경제의 세계화 필요성을 한중 양국이 다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017년 이후 지속돼온 한한령 완화 기대감도 번지고 있다.
북한과의 관계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달 초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언급이 없어 중국의 ’핵 보유국 인정’ 움직임에 우려가 커졌고,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조 장관은 “북한 문제에 대해 현지에서 직접 중국 측 의견을 듣고, 실질적 역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중 회담에는 양국 외교수장간 비공식 만찬도 포함됐으며, 왕이 부장의 이달 말 혹은 10월 중순 한국 방문 일정 협의 역시 병행된다. 방중 이후 이어질 고위급 외교 교류는 양국 간 실질적 신뢰 조성과 전략적 소통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한미일 협력과 동맹 논의, 그리고 복잡해진 지역 정세를 배경으로 한국 외교가 보여주는 전략적 유연성에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는 한중 협력 확대와 미국, 일본과의 관계 증진이 상충하지 않음을 강조하며 실용성과 균형을 동시에 추구하는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시진핑 주석이 내달 방한하게 된다면, 동북아의 협력과 소통 기조가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