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백화점, K-뷰티·생활용품까지 매출 급등… 중국 단체 관광객에 결제·인프라 전방위 재정비

지난 29일 오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드림호 크루즈 단체가 방문했다. 롯데면세점 제공
지난 29일 오후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 중국 텐진에서 출발한 드림호 크루즈 단체가 방문했다. 롯데면세점 제공

[뉴스클레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시작된 지 이틀째인 30일, 면세점과 백화점, 편의점 등 주요 유통 업계가 오랜만에 북적이는 유커 열기에 들썩이고 있다.

전날 인천항에 입항한 대형 크루즈 ‘드림호’에는 약 2000명의 승객이 탑승했고, 이 가운데 1700여 명이 서울 시내 관광과 쇼핑 일정을 소화했다. 명동을 중심으로 한 필수 코스에는 면세점 방문이 포함돼 있어 롯데면세점 명동본점과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곧바로 활기를 되찾았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선호 브랜드를 강화하고 알리페이·위챗페이 결제를 확대했으며, 신라면세점은 대규모 할인 행사와 VIP 등급 혜택을 접목해 고객을 맞았다. 

비자 절차가 간소화된 것도 활기찬 분위기를 뒷받침한다. 이전에는 최소 5영업일 이상 소요되던 비자 발급이 이제는 전담 여행사를 통한 단체 신청으로 출발 하루 전에도 가능해졌다. 특히 비자 취득이 어려웠던 중국 2·3선 도시 거주자들이 한국 여행에 더 쉽게 나설 수 있게 되면서, 업계는 신규 수요층 유입에 거는 기대가 크다. 롯데졈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모두 중국 현지 여행사와 협력망을 재정비하고, K-팝 팬미팅이나 한류 연계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된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변화는 면세점에만 그치지 않는다. 서울 명동 인근 백화점들은 유커 유입을 체감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화장품과 의류 매출이 지난해 같은 날보다 20% 이상 늘었으며, VIP 라운지 재가동과 중국어 안내 서비스 강화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명동을 찾은 한 소비자는 “주말도 아닌데 거리가 갑자기 붐벼서 놀랐다”며 “쇼핑객들 상당수가 중국 단체 관광객이어서 예전 명동 분위기를 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과거 명품 브랜드가 절대적이었던 소비 패턴도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K-뷰티와 생활용품이 함께 인기를 끌며 매출 구조에도 균형이 생기고 있다. 매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예전에는 명품관만 붐볐는데 화장품 매장까지 사람들이 몰려들어 달라진 흐름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GS25는 공항·항만 및 주요 관광지 매장에 중국어 메뉴판을 도입하고, 중국 SNS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간식을 전면에 배치했다. 세븐일레븐은 알리페이 결제 할인과 환영 이벤트로 관광객 유입을 유도했다. 실제로 과자, 라면, 음료 등 소액 소비 품목이 빠르게 팔려나가면서 편의점이 단체 관광객의 ‘첫 쇼핑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간 위축됐던 외국인 관광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서 소비시장 전체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며 “이번 유커 복귀가 업계 매출 구조에도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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