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꼼수 알아차린 소비자들

사진=신봉철 기자
사진=신봉철 기자

식품제조유통업계가 기념일 마케팅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각종 기념일은 대목이다. 매출 신장에 최대한 신경을 쓴다. 대목 장사를 잘못했다간 1년을 고생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그런 기념일 대목장사도 옛말이다. 10년 전 유통업계에 기념일은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기념일은 계륵이나 다름없다. 마케팅을 하긴 해야 하는데, 해도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아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월 신학기를 시작으로 입학 졸업 시즌에 유통업계들은 큰돈을 만져보지 못했다.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도 예전만 못하다.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표정에서 이미 드러난다. 지난해 11월 11일 빼빼로데이의 경우 1년 치 매출이 빼빼로데이 주간에 나온다. 매년 전까지 만해도 70%이상의 매출이 빼빼로데이를 앞둔 며칠 만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빠르게 내리막을 타고 있다. 기념일 매출이 30%로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초콜릿과 사탕을 주로 팔아 기념일 특수를 챙겼던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리온 관계자는 <뉴스클레임>과 통화에서 “기념일 한정판의 경우 예년 같으면 불티날 정도로 팔렸으나, 현재는 평소보다 5% 미만”이라고 귀띔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도 “허니버터칩 열풍만 해도 오래 갈 줄 알았지만, 한 달 반짝하고 말았다”며 “최근 소비 트렌드를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백화점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년 전 롯데백화점의 경우 기념일 매출이 20% 가까이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에 매출 또한 같은 기간에 비해 20%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선물용 제품이 안 팔리기보다는 소비가 그만큼 위축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백화점 측은 “소비심리 회복이 관건”이라며 ”예전 같은 경우 휴일이 이어지면 매출이 더 올라가는 현상도 많았는데, 최근 몇 년은 그런 호재도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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