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길, ‘농업인의 날’에 즈음한 특별 기자회견
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 무효 등 촉구

“한국농업의 현실은 참담합니다. 농작물을 갈아엎은 논밭은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해년마다 폭락하는 농산물 값 때문입니다. 사람과 농지가 사라지고,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겠다던 역대 정권의 약속은 모두 공염불이 됐습니다. ‘농업인의 날’이라고 관료들이 자화자찬하며 잔치판을 벌이지만 정작 농업인들은 ‘초상날’이라고 명명하고 있습니다.” 한 농민이 자신의 처지를 밝히면서 한 말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총연합 등으로 구성된 ‘국민과 함께 하는 농민의 길’(이하 농민의 길)이 11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개도국 지위 포기 결정에 반발했다. 이들은 △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선언 원천 무효 △변동직불제 폐기 저지 등을 주장했다.
농민의 길은 “한국농업의 현실은 25년 전, WTO 협정 체결 당시보다 오히려 후퇴했다. 한국농업이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징표는 어디에도 없다”라며 “그러나 정부는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의 WTO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은 원천무효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언제까지 농업은 경제의 희생양이 돼야 하는가, 저(저低)농산물 가격 정책에 신음해야 하는가, 농민은 민주정권에 배신만 당해야 하는가”라며 “쌀값 안정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기는 직불제 개악이다. 우리는 투쟁으로 이를 저지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농민의 길은 오는 30일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정부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을 규탄할 예정이다.
영상촬영편집=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