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급판매처를 통해 마스크가 공급되기 시작한 지난 2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 앞은 마스크 구매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외출 자제와 인파 밀집 장소를 피하라는 정부에 권고에도 사람들은 오전부터 줄을 섰다.

목동에 위치한 행복한백화점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간동안 마스크 판매를 진행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줄에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줄어들지 않는 대기줄에 곳곳에선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유빈(40·가명)씨는 “사람들이 모여 있으면 위험하다고 하지만 마스크를 사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옷 세탁을 하고 손발을 씻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동 주민 최민호(52·가명)씨는 “오전 11시부터 줄서고 있다. 배가 고프지만 마스크를 위해 참고 있다”며 “매일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해 마스크를 봤지만 단 1개도 사지 못했다. 감염 위험이 있다지만 줄을 서서 구매하는 게 더 편하다”고 했다.

오목교에 거주하는 이선우(37·가명)씨는 “대구는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마스크를 나눠준다고 하는데 다른 지역도 비슷한 방법으로 지급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 앞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대기줄 모습.
지난 2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 앞 길게 늘어선 마스크 구매 대기줄 모습.

일부 시민들은 우체국과 농협에서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해 백화점으로 오게 됐다고 밝혔다. 오목교에 사는 박정순(66·가명)씨는 “아침 일찍 우체국과 농협을 갔지만 마스크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헛걸음한 사람이 꽤 많았다”며 “줄을 서긴 했지만 마스크를 살 수 있을진 모르겠다. 지금 쓰고 있는 마스크도 이틀째 사용 중이다”고 밝혔다.

등촌동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현정(25·가명)씨는 “원래는 학교를 가야할 시간이지만 개강이 미뤄져 마스크를 사러 왔다. 수강신청보다 마스크 구매하는 게 더 어렵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우체국과 농협, 약국 등을 통해 공적 물량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판매 중이지만 실제 시민들은 체감하기엔 부족한 수준이라고 호소했다. 이 같은 마스크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오는 5일 생산량 확대와 1인당 구매 물량 제한을 골자로 하는 마스크 수급 추가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되는 추가대책은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도록 생산량과 공적 판매 비율을 확대하고 1인당 구매개수에 제한을 두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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