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 콘서트가 또 연기됐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심각성은 이해하지만 공연 3일을 앞두고 집행금지 행정명령 통보를 보낸 송파구청 의도가 의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송파구청장을 향한 비판 글이 여러 개 올라왔습니다. 직원 수백 명과 뮤지컬 공연을 단체 관람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 등의 목격담까지 나오면서 대중의 분노는 더욱 커졌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콘서트는 취소시키더니 뮤지컬 보러 갔다”, “팬들은 들떠있는데 3일 남겨두고 취소하게 만들어놓고선 정작 본인은 뮤지컬 공연을?”, “코로나 심각 단계라면서 공무원들이 집단행동을 되는 건가요”, “콘서트를 불허하겠다면 처음부터 말을 했어야지, 이건 ‘엿 먹어라’는 의도다”, “투입된 예산과 인력, 시간, 상실감, 허탈감 등은 누가 보상해 주는가” 등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송파구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21일부터 사흘에 걸쳐 구청 직원과 민관사회복지사 등 500여명을 유명 뮤지컬 공연에 초대했습니다. 21일과 22일 각각 150명씩 모인 관람을 마쳤고,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첫날 뮤지컬 관람에 동행했습니다.
구청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고생하는 민관사회복지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라고 해명했습니다. 공연 입장 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문진표 작성, 발열 체크 등을 마쳤고 공연 도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기화된 감염병 사태 속 직원들의 격려를 위해 자리를 마련한 건 박수를 보낼만한 일입니다. 문제는 타이밍입니다. 여러 차례 연기 속에서도 불만보다는 이해를 먼저 보냈던 관람객들입니다. 이들을 고려하지 않고 3일 전 일방적인 통보를 보내고 제작사 측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게 한 송파구청 측 태도가 관객들에겐 좋게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려 없는 송파구청으로 인해 한순간에 기운이 빠지게 된 제작사와 관객들입니다. 말 한마디에 영세한 공연기획사가 감당해야 할 공연 제작비용은 수십억이 됐습니다. 콘서트 티켓 환불을 제외하고선 팬들의 사회적 비용을 책임질 만한 대책도 방안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시국에 콘서트를 가려고 하는 관객들이 잘못이다”는 비난에 휩싸였습니다.
코로나19를 빌미로 자행된 갑질입니다. ‘트로트 서바이벌’이 어느새 정부·지자체-관객·제작사 간의 서바이벌로 변했습니다. 티켓 오픈은 제재하지 않고 긴급하게 연기와 취소를 거듭하게 만드는 주요 가해자에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관객과 제작사에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을 안겨서는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