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임노동=천주영 기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입원하지 못해 병상이 나오기를 대기하는 이가 900명을 넘어섰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하면서 확진자 증가를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채 의료 시스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하루 이상 병상을 기다리는 수도권 대기자가 907명을 집계됐다. 전날 0시 804명에 비해 103명 급증했다. 

결국 코로나19 사태 발생 1년이 지나도록 공공병상 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간호인력들을 극한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이 재차 나온다. 

이날 오전 불평등끝장 2022대선유권자네트워크(이하 불평등끝장넷)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흡한 사회정책과 의료대응 준비로 인해 시민들의 위험에 처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불평등끝장넷은 “또 다시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제 역할을 방기해 시민들의 목숨을 희생양 삼아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민간대형병원의 병상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민간병원들이 돈벌이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는 비응급, 비필수 진료에 투입하는 자원과 인력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간호인력인권법’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최은영 간호사는 “전날 ‘병상 하루 이상 대기자가 9.4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단’, ‘입원 대기중 사망한 환자도 이달에만 6명’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유행시기마다, 확진자 수가 증가할 때마다 병상부족, 인력부족 이야기는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의 상황도 마찬가지. 최은영 간호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환자 중환자실 2개와 국가격리병상 1개 병동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재 빈 자리는 없는 상태다. 서울대병원의 어린이 병원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치료를 받는 중증환자들이 있는데, 지난 18일 어린이병원에서 확진된 환자도 이틀 후에야 전동을 받을 수 있었다. 

최은영 간호사는 “병상을 마련해도 문제다. 인력이 없어 ‘설사 병상을 확보해도 소는 누가 키우나’라고 자조적인 대화를 한다”며 “정부는 위험에 봉착할 때마다 병상을 구걸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공공병상 확충안과 감염병관리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선후보들은 국민의 생명권을 지킬 공약과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9월 28일 합의한 감염병동 간호인력 배치기준을 즉각적으로 적용·시행해야 한다. 아울러 간호사 1인당 담당하는 환자수를 줄여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간호인력인권법’에 대한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은영 서울대학병원 간호사. 사진=천주영 기자
최은영 서울대학병원 간호사. 사진=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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