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국회 앞 영화업계 정부지원 호소 결의대회
“이대로 가다간 다 무너진다… 극장영업 시간제한 즉시 해제해야”

뉴스클레임 박명규 기자 / 오전 6시 서울 용산구의 한 영화관,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영화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을 보기 위한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격상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부터 영화관 영업이 금지된 탓이다. 심야 시간대에 계획돼있던 일부 영화 상영 시간은 취소되거나 아침 시간대로 옮겨졌다. 이런 조치라도 취하지 않으면 영화계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상영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수입배급사협회 등은 21일 오전 국회 앞으로 나섰다. 지난 2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었는데, 이번 정부의 영업제한 조치로 생존권이 벼랑 끝에 몰리자 “더는 참을 수 없다”며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국상영관협회 등은 이날 ‘영화업계 정부지원 호소 결의대회’를 개최, 정부를 상대로 ▲극장 영업시간 제한 즉시 해제 ▲영화 업계 전반의 피해 보상 ▲정부 주도의 개봉 지원 정책 ▲세금 감면 혜택 등 정부의 재정 지원을 요구했다.
‘살려달라’는 머리띠를 두른 참가자들은 “영업시간 재한 해제하라”, “정부는 영화업계피해액 보상하라”, “정부가 주도하며 영화 개봉 지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코로나19 상황 이후 각종 재난지원에서 영화 산업은 철저히 소외됐다. 영화관은 죽어가고 영화인들의 삶은 피폐해져 가고 있다”며 “이는 정부의 방역 정책이 극장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원책에서 극장업은 언제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또 “이번 방역 강화로 극장 운영시간을 제한한 것은 영화산업의 특성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라며 “안정성이 확인된 극장의 특수성을 감안해 영업시간 제한을 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진 엣나인 대표는 “영화관에서 넷플릭스 드라마 ‘D.P.’나 ‘오징어게임’ 같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며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작품들은 결국 영화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정윤철 영화감독은 “극장은 기업 매출을 올리는 영업점이기도 하지만, 시민들의 문화 공간이자 지역상권을 유지하는 허브 역할도 한다”며 “극장이 무너지면 문화가 타격을 입고 동네상권마저 무너진다. 방치되고 사망 직전의 극장에 정부는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