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물보호연합 등 “‘태종 이방원’ 낙마 동물학대 살상 행위 규탄”

사진=KBS 1TV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캡처
사진=KBS 1TV '태종 이방원' 방송 화면 캡처

국내 동물권단체들이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동물학대 행위를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드라마 한 장면을 위해 생명을 이용했다며 관계자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동물보호연합, 포애니멀동물보호감시단, 1500만반려인연대 등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의 끔찍한 동물학대 행위를 규탄하고, KBS를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태종 이방원’ 7화에서 나온 이성계의 낙마 사고 장면이다. 동물권단체들에 따르면 촬영장에서 말의 두 앞발에 미리 와이어를 묶어 두고 말이 달리면 여러 명의 사람들이 뒤에서 와이어를 당겼다. 이 때문에 말은 머리가 수직으로 꺾인채 땅바닥에 꼬꾸라졌다. 해당 말은 일주일 뒤 사망했다.

이와 관련, 한국동물보호연합 등은 “현장에서 말의 안위를 확인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말은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고,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결국 일주일 후에 사망했다”며 “동물을 위험에 빠뜨리고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해놓고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넘어가려는 KBS의 파렴치한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하며 “영화 촬영 중에 동물이 다칠 수 있는 스턴트나 촬영 기법은 기본적으로 금기화됐다. 동물이 다치는 장면은 절대로 찍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최소 1980년대부터 미국 할리우드 업계에 깔려있다. 그런데 와이어를 사용해 고꾸라뜨리는 촬영 기법이 2022년에 우리나라 공영방송의 드라마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 단체는 “전세계 최고급 영상 콘텐츠를 내놓는 한국에서 동물보호 인식이 할리우드보다 80년 가까이 뒤떨어지는 건 상식상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KBS는 해당 드라마를 책임지고 폐지하며 정식적인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발표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도 엄중한 처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영등포경찰서로 이동해 KBS를 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 치사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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