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종 이방원’, 동물학대 논란 휩싸여… 2주 결방 결정

지난해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마우스’. 드라마 시작 전 화면에는 ‘동물 관련 장면은 대부분 CG(컴퓨터그래픽)로 처리됐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해당 드라마에서는 쥐가 자주 등장합니다. 모자이크 처리된 동물 사체도 여러 차례 나옵니다. 실제로는 고무로 만들어진 쥐나 특수 제작된 무선 조정 모형쥐를 사용했습니다. 테디베어를 이용해 동물이 죽은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미디어상에서 동물을 대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동물을 소품, 소모품이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여기는 것. 그럼에도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학대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중심에는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있습니다. ‘태종 이방원’은 시청률 11%를 돌파하며 순항하던 중 동물 학대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사진=KBS
사진=KBS

문제의 장면은 ‘태종 이방원’ 7화에서 주인공 이성계가 말을 타고 가다 낙마를 하는 신입니다. 이 과정에서 말의 몸체가 90도 가량 뒤집히며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쳐졌습니다. 

동물권단체가 공개한 현장 영상은 더 잔인했습니다. 제작진은 발목에 와이어를 묶은 말을 달리게 한 뒤 강제로 쓰러뜨렸고, 달리던 말은 앞으로 고꾸라졌습니다. 

이에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KBS는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며 “하지만 최근 말의 상태를 걱정하는 시청자들의 우려가 커져 말의 건강상태를 다시 확인했는데,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KBS의 사과에도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동물권익보호단체인 ‘한국동물보호연합’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향후 동일한 사고의 재발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KBS와의 면담을 비롯한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알렸습니다.

이 가운데 KBS는 7회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22일과 23일 방송 예정이었던 13회와 14회의 결방까지도 결정했습니다. 

오는 24일에는 동물권 단체들과 면담하고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KBS. 이번 동물 학대 논란을 완전히 해결하고 다시 드라마 방영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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