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GOP 신병, 선임·간부에게 괴롭힘 당해"

[뉴스클레임]
육군 GOP 부대에서 전입신병이 상습적 가혹행위, 폭언 등 괴롭힘을 당해 정신병동에 입원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2022년 육군 제5사단 GOP 가혹행위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 말 육군 제5사단 GOP에서 전입 신병이 괴롭힘을 당했고, 소속대 간부들이 인권침해 상황을 방관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B상병은 A이병이 업무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언, 가혹행우를 일삼았다. B상병은 A이병이 처음 접한 업무나 잘 모르는 것이 생겨 질문을 하면 "닥치고 기다려라"거나 "내가 가르쳐주지 않았느냐"며 화를 내고 욕설을 했다.
근무 중 발생한 A이병의 실수로 인수인계 가긴이 길어지자 B상병은 의자를 발로 밀치고 책상을 치는 등 물리적 가해까지 가했다. A이병이 자고 있을 때 생활관의 불을 켜서 다른 사람에게도 피해가 가게 할 것이라던가 기수열외시킬 것이라고 겁박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B상병의 괴롭힘에 A이병은 B상병을 볼 때마다 공황 증세를 느꼈다"며 "문제는 해당 GOP소초장(이하 소대장)이 이러한 상황을 직접 상황실에서 근무하며 목격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지어 폭언에 동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해 9월 말 괴롭힘을 인지한 A이병의 부모가 군에 연락하자 소대장은 "가르쳐주는 상병이 답답해 한다"며 B상병의 편을 들었다. 이 소대장은 A이병에게 부모와 면회할 때 'B상병이 전출갔다고 말해주면 안 되겠냐'고 거짓말을 종용하기도 했다.
군인권센터는 "실질적인 피·가해자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A이병과 B상병은 한 GOP 내에 있으면서 매일 마주치고, 무전 등을 통해 업무상 소통도 해야 했다"며 "한 공간에서 계속 지내던 A이병의 건강상태는 급격히 안 좋아졌고, 이를 뒤늦게 부모님이 알게 되면서 민간병원으로 진료를 보러가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A이병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지난해 11월 정신과 병동에 입원했다. 이후 군 병원과 민간병원 주치의로부터 자살사고 가능성이 커 부대 복귀가 어렵다는 소견을 받았고, 여단장의 안내에 따라 현역부적합심의를 신청했다. 그러나 지상작전사령부는 2회에 걸쳐 '계속복무'를 결정했다.
A이병 측은 B상병을 상해죄 등으로, 중·소대장을 지권남용으로, 사건을 맡았던 5사간 군사경찰 조사관을 직무유기로 고소했다. 센터에 따르면 B상병은 민간경찰에서, 중대장, 소대장, 조사관은 군사경찰에서 수사 중인 상태다.
군인권센터는 "이 사건은 부조리가 만연했던 GOP 부대에서 선임병이 후임병을 괴롭혔고, 피해자가 이를 신고했으나 쉬쉬하면서 피해자를 방치, 2차 피해까지 야기한 전형적인 군대 내 인권침해 사건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특히 건강하게 군에 입대해 군의 과오로 군 복무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는데 계속 복무를 요구하며 붙잡아두는 지상작전사령부의 판단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부대마다 사건이 터지면 감추고 쉬쉬하는데 집중하고, 피해자를 방치해두는 잘못된 행태가 반복적으로 포착되고 있다"며 "사건 관계자들을 엄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아울러 A이병에 대한 방치를 중단하고 A이병이 피해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