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클레임]

언론인들이 MBC 기자를 특정해 '기자 회칼 테러'를 언급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에 대한 해임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사진기자협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는 18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황상무 수석을 즉시 해임하라. 해임만이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길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황 수석은 지난 14일 출입 기자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며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서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말한 사건은 당시 중앙경제신문 사회부장이던 오홍근 기자가 군부 비판 칼럼을 썼다가 정보사령부 군인들로부터 피습당한 이른바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이다.

해당 발언이 보도돼 논란이 커지자 황 수석은 16일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언론노조 등은 "황 수석은 그날의 협박이 그저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일이고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한 말실수라고 생각하는 모양새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당시 발언은 황 수석의 언론관이자 역사관이다. 또한 당일 오찬 참석 기자뿐 아니라 MBC를 포함한 한국 언론 전체를 대상으로 한 테러 협박 범죄이며,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4조 위반이고, 고 위홍근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것은 대통령실의 안일함"이라며 "일부 언론과의 통화에서는 "(대통령에게도) 누가 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답을 내놓았다. 이 발언이 언론인, 유가족, 국민에게 끼친 분노보다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뜻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도 마음에 안드는 언론을 테러 대상으로 여기는가. 5·18민주화 운동의 배후를 언급한 황 수석의 발언에 동의하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황 수석의 언론관과 역사관에 동의하지 않는 이상, 이번 사태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핵심참모의 심각한 범죄혐의를 그대로 방치할 다른 이유가 없다"며 "황 수석을 지금 즉시 해임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