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동자 정기 실태조사
75.6% "주4일제 필요"… '매우 필요' 42.5%

[뉴스클레임]
한동안 '주 4일제 체험판'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올해 5월 한달간 주마다 공휴일이 자리하면서 강제로 주4일을 일하게 되자 SNS에서 생긴 말이었다. 잠시나마 주4일제를 체험한 직장인들은 대다수 만족감을 보였다. 이대로 주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보건의료노동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도 주4일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재 업무량이 너무 많을 뿐더러, 이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살펴보면, 10명 중 6명 이상은 매일 30분 이상 연장근무를 하고 있었다.
60분 이상 연장근무를 하는 노동자들은 22.5%였다. 5명 중 1명 꼴로 하루 1시간 이상 연장근무를 하고 있는 것.
연장근무를 120분 이상 하는 경우는 5.4%, 180분 이상은 2.5%에 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3개월간 연장근무 경험에서는 간호직과 연구직, 기능운영지원은 1시간 이상 연장근로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보건직과 기술직, 사무행정직은 그 다음으로 높았다. 간호조무직과 약무직은 연장근로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공짜노동'에 대해선 10명 중 3명 가량이 전혀 보상을 받지 못했다. 2020년 55.0%, 2021년 50.9%, 2022년 48.6%, 2023년 47.5%, 2024년 46.7%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 것.
모두 보상을 받는 경우는 기능직 및 기술직 71.9%, 운영지원직 66.3%, 보건직 62.7%로 나타났다. 반면 간호직은 20.8%에 불과했다.
노조는 "연장근로에 대한 보상은 연장근로비율이 높은 간호직과 연구직의 경우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연장근로비율이 낮은 기능지원직과 기술직 등의 경우 연장그로에 대한 온전한 보상비율이 높았다"고 말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퇴근 후와 휴무일에도 마음 놓고 쉴 수 없었다. 본인이 근무하지 않은 날에 돌발, 응급 상황으로 인한 업무요구로 일터로 돌아온 경험이 있었던 비율이 14.2%에 달했다.
이 중에서 1회 경험이 있었던 경우는 8.1%, 2회 3.7%, 3회 이상 2.4%로 나타났다.
직군별 돌발 요구로 인한 퇴근 후 복귀 경험은 간호직과 기술직에서 높게 나타났다.
간호직은 1회 이상 돌발복귀 경험이 17.6%에 이르렀다. 2회 이상 경험 비율은 7.4%였다. 기술직도 12.4%가 돌발 복귀 요구를 받았으며, 이 중 6.9%가 2회 이상 경험을 했다.
5명 중 2명은 퇴근 이후나 휴일에 온라인 업무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횟수별로는 1~2회가 22.0%에 달했다. 3~5회는 10.0%, 6~10회는 4.9%로 나타났다. 심지어 11회 이상 경험한 비율은 0.9%나 됐다.
이 역시 간호사와 기술직에서의 경험이 높게 나타났다. 간호직과 기술직 모두 36.5%가 온라인 업무지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간호직은 특히 3회 이상 업무지시를 받은 경험이 20%가 넘었다.
퇴근 후에도, 휴일에도 마음껏 쉴 수 없는 이들은 누구보다 주4일제 근무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 주4일제 근무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33.1%, 매우 필요하다는 42.5% 절대다수의 보건의료기관 노동자들이 주4일제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간호직의 경우 80.4%가, 보건직은 73.4%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사무`행정직은 70.4%였다. 기능직/운영지원직(52.2%), 간호조무직(59.1%)에서의 필요성 인식태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4일제 근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줄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이 가장 높았다.
이 외에도 '취미생활과 자기계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가족 돌봄을 위한 시간이 필요해서', '업무 효율 등 일에 도움이 될 수 있어서', '개인적인 사회활동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가사 일 등을 처리할 수 있어서' 등을 이유로 꼽았다.
주4일제 도입 등 근무여건 개선은 결혼, 출산에 대한 생각 변화로도 이어졌다.
69.4%는 근무여건이 개선되면 결혼과 출산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이 변할 것 같다고 응답했다. 특별히 달라질 게 없다는 답은 16.9%였다.
보건의료노조는 "남성과 여성의 성별차이에 따른 태도의 차이는 크게 없었으나 20~30대 층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하겠다는 응답률이 70%대로 특히 높은 반면, 40대 이상에서는 5~60%대로 긍정적인 응답률이 떨어졌다"며 "근무여건 개선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생각 변화로도 이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