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동자 정기 실태조사

사진=보건의료노조
사진=보건의료노조

[뉴스클레임]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편이다. 그만큼 '그만두고 싶다'는 이직 의향도 60% 중후반대를 유지할 정도로 높다. 노동강도가 세고 근무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특히 간호직과 약무직은 다른 직군에 비해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비율이 높았다. 

보건의료노동자의 노동실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최근 5년동안 이직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다'와 '가끔씩 생각한 적이 있다'는 소폭이지만 2020년 66.6%에서 2023년까지 1%p 내외로 유의미한 변동이 없는 가운데 2022년에 67.9%로 높아졌다. 올해는 64.6%로 낮아졌다.

노조는 "전반적으로 이직고려율이 60% 중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직 고려 사유로는 '열악한 근무조건 및 노동강도'가 39.2%와 28.0%로 모두 다른 사유에 비해 매해 계속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어 '낮은 임금 수준'(1순위 29.3%, 2순위 20.5%)을 주요한 이직 사유로 꼽았다.

보건의료노조는 "모든 직군에서 60~70%가량이 낮은 임금수준과 열악한 근무조건·노동강도를 최근 3개월간 이직 고려 1순위 사유로 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직군에 따라 대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간호직과 간호조무직은 이직 고려 사유 1순위로 열악한 근무조건과 노동강도를, 그 외 직군은 낮은 임금수준을 더 많이 꼽았다.

노조는 "사무·행정직, 보건직, 약무직, 연구직의 경우 직장문화 및 인간관계를 이직 고려 1순위로 꼽는 사례가 10%가량 되고 있음에도 주목해 봐야 할 지점"이라고 했다. 

노동 강도 등을 척정하는 주요 지표 중에는 '식사 시간의 보장'도 있다. 

실제 보건의료노동자들은 집회,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밥 먹을 시간도,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1명의 간호사가 수많은 환자를 돌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여러 차례 토로한 바 있다. 

이들은 최소한 밥 먹을 시간, 화장실 갈 시간이라도 보장되면 좋갰고, 더는 '잠시만요'를 반복하지 않고 환자와 눈을 맞추며 일하고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노동실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주 평균 식사 거르는 횟수 양상은 주 평균 식사 거르는 횟수에서 '거르지 않는다'는 2020년 55.0%에서 이후 매년 1~2%씩 하락해 올해는 47.1%로 5년 사이에 8% 줄었다.

특히 주 평균 4~5회 거르는 횟수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병원특성에 따라 상당한 편차도 보이고 있다. 식사를 한 번도 거르지 않는 경우는 기타(정신·재활·요양·일반노조)가 72.3%에 달하는 반면 대형병원이 많은 사립대병원과 국립대병원은 각각 41.2%, 42.6%로 큰 대조를 보인다. 

또한 24시간 운영해야 하는 보건의료 사업장의 특성상 밤 근무, 장시간 교대 노동 등의 어려움으로 현장 노동자들은 숙련을 쌓기도 전에 현장을 떠나버린다.

보건의료노조는 "밤 근무 3교대는 가장 피하고 싶은 근무 유형의 하나로, 불규칙한 노동시간은 물론 야간노동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 교우 관계, 주말 근무 등 사회관계의 문제까지 복합적인 문제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각 직군의 밤 근무 경험 비율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직군에서 월 평균 밤 근무 개수는 5개에서 7개에 집중돼 있다. 간호직의 경우 6개가 29.5%에 달한다. 여기에 5개(12.9%), 7개(13.3%)를 합하면 55.7%가 한 달에 5~7차례 밤 근무를 하고 있다.

3교대자는 6개의 밤 근무가 37.2%로 가장 많았다. 5개와 7개는 각각 16.7%, 16.5%, 4개는 12.4%였다. 82.8%가 한 달에 4~7차례 밤 근무를 하고 있는 것.

일한 만큼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었다. 

야간간호 특별수당 인지 여부에 대해 64.0%는 '들은 적은 있지만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잘 알고 있는' 경우는 27.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8.8%는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야간간호 특별수당 지급 여부의 경우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는 59.2%로 절반을 조금 상회했다. 27.5%는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4명 중 1명 꼴로 야간간호 특별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받았다가 지금은 못 받고 있는' 경우와 '받을 예정인' 경우는 각각 5.8%, 7.5%였다

보건의료노조는 "사실상 야간간호 특별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1명은 야간간호 특별수당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밤 근무 3교대 개수는 6개로 아직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교대제 개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도입이 시급히 지속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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