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공공운수노조
사진=공공운수노조

[뉴스클레임]

대한민국에서 임금근로자의 절반 가까이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28년째 OECD 1등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성별임금격차가 30% 이상 벌어진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처럼 성별임금격차는 한국사회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여성 노동에 대한 저평가하는 사회적 인식과 비정규직 등 여성이 불안정, 저임금 직종에 몰리는 노동시장의 구조적인 성차별에서 기인하는 고질적인 문제다. 개선 촉구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성별임금격차,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지 전문가들과 현장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성별 임금 격차 해소 방안 모색을 위한 1차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그간 한국사회에서 여성노동자의 노동이 저임금으로 구조화돼 온 현상을 분석하고 저임금의 유급 돌봄노동과 여성에게만 요구되는 무급 돌봄노동을 둘러싼 역학 관계자를 밝히고자 마련된 자리다.

돌봄노동자 저임금 사례를 증언한 김정남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 사무국장은 "우리 사회의 돌봄 노동과 여성 노동에 대한 지속적 사회적 지원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2019년 3월 설립돼 코로나19 시기 어르신과 장애인들의 긴급돌봄 같은 민간에서 할 수 없는 업무를 수행했고, 지난 5년 동안 서울시민을 위해 공적 돌봄을 수행한 기관이다. 그러나 지난 5월 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의 '해산안 승인' 이후 7월 31일에 현장 돌봄 업무는 완전히 끝났다. 현재는 청산을 위한 행정적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직접 돌봄 업무를 했던 노동자들은 해고 또는 희망퇴직으로 일터를 잃어 대부분 실업 상태로 있다. 

그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해산 과정에서 서울시가 씌운 부도덕한 돌봄 노동자라는 언론 프레임은 5년 동안 현장에서 일해 왔던 돌봄노동자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로 남아 있다"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처럼 무차별적이며 빠르게 기관 해산이 된 사례는 유례가 없었다. 공공돌봄 기관 해산에 대한 책임을 서울시에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서울시 출연 기관 중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정규직 노동자가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전문서비스직이다. 하지만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해산에 대한 책임을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돌봄 노동자들의 정규직고용과 임금(처우)이라며 비난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비효율을 지적 혁신 안내용에 요양보호사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에서 6시간으로 축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해산안 재의권 요구를 위한 합의서'에서도 다른 직군의 급여 처우는 그대로 둔 채 요양보호사와 보육직의 급여 축소만을 요구했다.

김정남 사무국장은 "돌봄 노동을 좋아해 서울시사회서비스원에 희망을 품고 입사한 20, 30대 젊은 남성 노동자들도 힘든 업무 강도와 낮은 처우로 인해 서둘러 퇴사를 했다. 초기기관이니 잘 참고 열심히 하다 보면 처우가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하고 일했던 우리는 또다시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내몰리게 됐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해산 과정에서 돌봄 노동자를 대하는 서울시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이 돌봄 노동자들의 희생을 요구하며 하찮게 여기는지, 얼마나 시간이 더 흘러야 돌봄 노동이 직업으로써 인정받을 만큼 처우가 올라가서 이 일을 통해 생계를 꾸려갈수 잇을지에 대한 물음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중년 여성들이 대부분인 돌봄 노동은 희생적인 노동으로 포장되는 것이 아닌 당당한 가치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돌봄 노동과 여성 노동에 대한 지속적 사회적 지원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고, 우수한 돌봄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 일자리의 질에 대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좋은 돌봄은 돌봄 노동자의 처우개선과 노동권 향상을 통해서만 가능하며, 그것을 할 수 있는 건 민간기관보다 공공기관에서 수행해야 노동자들이 당당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같은 공공돌봄 기관을 다시 만들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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