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친분 회사 일감 몰아주기 실태, 무죄지만 도덕적 눈총
법정 구속과 고액 보수… '반성 없는 총수' 이중적 경영 행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 한국타이어 제공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 한국타이어 제공

[뉴스클레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하도급대금 ‘늦장 지급’ 문제로 업계에서 최악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한국타이어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은 그룹 내 지배구조의 정점에 군림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로 법정 구속까지 됐던 조현범은 다시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반성의 기미도 안 보인다고 판시하고 있다.

조현범이 사적 친분을 내세워 지인 회사에 막대한 일감을 몰아주고 내부거래 독점을 강화하는 등 그룹 경영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물론 무죄를 받았지만, 국민 정서에 반한 부분은 따가운 눈총꺼리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이 조사에 따르면, 조현범과 그의 가족이 90% 이상 지분을 가진 계열사들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절반을 넘게, 일부는 100%에 달하는 비율로 내부거래를 통해 일감을 독점하고 있다. 특히 타이어 몰드 제작을 담당하는 한국프리시전웍스는 경쟁사 대비 유의미하게 높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부당 지원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공정위는 2019년 이와 같은 관행에 대해 약 80억원대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을 내렸음에도 내부거래 관행은 효과적으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2025년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조 회장과 개인적 친분 관계가 깊은 우암건설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신사옥 신축 공사를 단독 수주한 정황이 발견됐다. 입찰 절차는 형식적으로만 진행됐으며, 실질적인 경쟁은 이루어지지 않아 조직적인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계열사 및 특수 관계자 간 부당 내부거래와 이익 편취 행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2024년 기준 조현범 회장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약 57억1400만원, 한국앤컴퍼니에서 약 47억1700만 원의 보수를 받으며 총 104억원을 넘는 고액 연봉을 기록했다. 특히 한국타이어에서 받은 보수는 전년 대비 81.9% 급증해, 같은 기간 임금 삭감 요구가 이어진 그룹 내 직원들과의 양극화가 심화된 상황이다. 이는 내부 직원과 노동계로부터 심각한 불공정 논란과 비판을 받는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추가로 최근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 ‘2024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점검 결과’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하도급 대금을 법정 지급 기간인 60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는 비율이 8.98%에 달한다. 이는 대기업 집단 가운데 최악 수준으로, 4회 연속 ‘늑장 지급’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하도급업체들의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이러한 늑장 지급 관행은 재계와 노동계 모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조현범 회장과 그의 일가가 주도하는 내부거래 독점과 지인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기업 내 불공정 경쟁을 심화시키고, 투자자 신뢰 하락은 물론 협력사와 노동자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 행태는 한국 재벌 총수 일가의 도덕적 해이, 지배구조 불투명성, 그리고 책임 회피의 상징적 사례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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