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노조, 이재명 정부에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 법제화 요구"
"마트노동자들 건강권·휴식권 보장을"

마트노조 등이 일과 삶의 균형과 노동자의 휴식권을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마트 노동자의 휴식권이 마땅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클레임DB
마트노조 등이 일과 삶의 균형과 노동자의 휴식권을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마트 노동자의 휴식권이 마땅히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김석훈(가명, 40)씨는 한 달에 두 번뿐인 의무휴업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는 "평일에 쉰다고 해도 가족, 친구와 시간을 보내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동료들은 의무휴업이 아니면 주말에 쉴 엄두도 못 낸다"며 "한 달에 두 번이라도 일요일에 가족과 밥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무척 소중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마트 직원 정혜연(가명, 45)씨는 “둘째와 넷째 주 일요일만큼은 가족과 여유롭게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날”이라고 한다. 그는 “평일에는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을 다녀서 얼굴도 잘 못 보는데, 일요일마저 근무하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하소연했다. 

마트노동자들은 모두 이 같은 사정이 분명하다. 마트노동자 신동현(가명, 50)씨는 "가족에게 사과를 많이 했다. 가족, 친구 모임이 일요일이든 평일이든, 제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소중한데, 그럴 기회조차 잃었다. 가끔은 서럽기도 하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대형마트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둘째·넷째 주 평일 중 하루를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있다. 2013년 제도 도입 초기에는 공휴일(일요일)을 기준으로 월 2회 쉬는 것이 원칙이었는데, 이후 자치권이 확대되면서 매장 상당수가 평일로 옮겨졌다. 

노동자들은 실질적으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고, 사회적 유대와도 점점 멀어진다고 호소한다. 신씨는 "내가 쉬는 날에 친구들도 모두 출근 중이다. 아이들은 학교, 가족들은 직장 일을 하느라 같이 있지 못해 혼자만 따로 노는 느낌이 든다"라며 "‘쉼’의 진짜 의미는 혼자 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쉴 때 빛난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공동체와의 연결을 유지하는 최소한의 삶의 질 보장이 중요하다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현장 목소리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이동하는 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마트 노동자들 사이에 깊은 아쉬움과 불안을 낳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원하는 건 특별한 복지가 아니라, 한 달에 두 번 정상적으로 숨 쉴 권리"라고 절절한 마음을 전했다.

마트노조는 새 정부를 향해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을 법제화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마트노조는 지난 6월 성명을 내고 "월 2회 일요일 의무휴업은 유통재벌로부터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며 "유통산업발전법의 취지와는 상관없이 유통재벌의 이익만을 위해 의무휴업을 평일로 변경하는 등의 시도를 무력화 시켜야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도입한 평일 의무휴업 전환 정책이 불러온 부작용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윤석열이 추진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무력화를 가장 앞장서서 시도한 대구시가 어떻게 됐나.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한 이후 대구시의 소매업체 80%가 유지를 하지 못한 채 업종을 변경하거나 폐업을 면치 못했으며, 계속된 주말노동으로 인해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 또한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꼬집었다. 

노조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는 주 4.5일제 시행이었다"면서 "일과 삶의 균형과 노동자들의 휴식권을 중시하는 사회 속에서 마트노동자들의 휴식권 또한 마땅히 보장돼야 한다. 이재명 정부에 대형마트 일요일 의무휴업을 법제화하고, 대형마트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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