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파크CC 골프장 캐디 경고파업 및 투쟁선포
"캐디 안전 외면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규탄"
"특수고용노동자 캐디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보장해야"

[뉴스클레임]
골프장 캐디는 법적으로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한다.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아 기본적인 노동관계법의 상당 부분에서 배제된다. 휴게와 휴일, 근로시간 제한 등 법이 보장하는 기본 권리를 온전히 누릴 수 없는 구조다.
올여름 기상청이 ‘역대급’이라고 표현한 폭염이 이어지자, 정부는 모든 사업장에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권고했다. 그러나 경기 진행 일정에 맞춰야 하는 캐디들은 이 지침을 현실적으로 적용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해 모든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드림파크CC 캐디들의 사용자로 지목되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이러한 책임의 주체다. 그러나 노조는 공사가 현장에서는 안전을 강조하는 구호만 내세울 뿐, 실제로는 아무런 실질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11일 오전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전국여성노동조합 드림파크CC분회 캐디 120여명은 "이번 투쟁은 앞으로 계속될 폭염과 기후위기 속에서 캐디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 노동조합이 존중받고 교섭할 권리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본격적인 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박은영 드림파크CC분회장은 “이미 2018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캐디의 사용자라는 판결이 있었지만, 공사는 이를 부정하고 권한은 위탁사에 있다고 주장한다”며 “골프장 운영 전반에 개입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단순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분회가 지적하는 현실은 심각하다. 캐디 휴게공간의 냉방시설은 턱없이 부족하고, 곳곳이 먼지와 곰팡이에 뒤덮여 있다. 심지어 천장 누수로 인한 낙하물 위험까지 상존한다.
박 분회장은 “지하 카트고에 대형 에어컨을 설치해 달라고 3년 넘게 제안했지만 돌아온 답은 ‘내년 예산 반영’뿐”이라며 “시원한 물과 얼음을 제공해 달라는 요구에도 ‘물이 몇 도냐’는 식으로 말꼬리만 잡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고객으로부터의 폭언·갑질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없다. 노조는 캐디들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 조직적으로 보호받지 못한 채 개인의 문제로 떠넘겨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분회에 따르면 과거 인근 골프장의 캐디피(캐디 임금)가 인상되면 이를 기준으로 협상이 진행되는 관행이 있었으나, 공사는 이마저 없애고 아예 교섭 자체를 거부하려 하고 있다.
박 분회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단체교섭권을 빼앗으려 한다”며 “임금교섭을 제한하는 것은 캐디들의 생계와 권리를 정면으로 위협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드림파크CC분회는 이번 파업이 단기적인 안전 대책에 그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미래의 폭염과 기후위기 속에서도 캐디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안전 시스템 마련이 핵심 목표다.
박 분회장은 “우리는 당장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드림파크에서 일하는 모든 캐디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싸울 것”이라며 “한다면 반드시 해낸다. 안전한 일터를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