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국공항노동자연대 투쟁선포 결의대회 개최
"전국 공항 멈춰서라도 안전한 일터 등 요구안 관철할 것"
낙찰률·결산 제도 개선·교대제 개편 촉구… 9월 파업 불사

[뉴스클레임]
12일 오전,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 앞 광장은 이른 시간부터 노동자들의 깃발로 물들었다. 인천공항, 김해공항, 제주공항을 비롯한 전국 15개 공항의 조합원들이 한날한시에 모여 목소리를 모았다. ‘전국공항이 멈춘다!’는 대형 현수막 아래, 전국공항노동자연대가 첫 공동 결의대회를 여는 순간이었다.
이번 집회는 각지 공항 노동자들이 릴레이로 이어가던 지역 집회를 넘어, 처음으로 한곳에 집결한 자리다. 소형은 인천공항지역지부 사무처장은 개회를 선언하며 “공항 현장은 여전히 부상과 사망 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노동자와 시민이 모두 안전해야 진짜 안전한 공항”이라고 강조했다.
발언대에 오른 정안석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낙찰률 제한 폐지’와 ‘결산 시 기성률 차감 금지’를 첫머리에 꺼냈다. 그는 “4조 2교대 전환이 임금 깎기 없이 시행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6500명이 마음을 모으면 싸움 없이도 이길 수 있다”고 단언했다.
엄길용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공항 안전을 위해선 노동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못박았다. 또 이재명 정부를 겨냥, “국가가 책임진다던 말을 이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정권 초기에 강하게 밀어붙일 때”라고 호소했다.
전국공항노동조합의 엄흥택 위원장도 “한국공항공사에 수년간 대화를 요청했지만, 우리의 목소리는 번번이 묻혔다”며 이번 투쟁이 장기전에 들어갈 수 있음을 예고했다.
김순정 인천공항지역지부 부지부장은 자회사 노동자들의 차별 문제를 부각했다. 특히 공사가 약속했던 4조2교대 전환, 연속 야간노동 폐지, 인력 충원이 무산됐고, 정규직만 교대제를 개편한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죽음이 있어야 바뀌는 구조를 멈춰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중부본부의 최인주 본부장은 “코로나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공항을 지켰지만 돌아온 건 임금 삭감과 갑질이었다”며 불공정 계약 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박문종 공공연대노조 강서지부장은 자회사의 경영권 침해 사례를 지적하며 “낙하산 인사, 총 정원 관리제, 차등 결산 지급은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의대회는 발언만이 아니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의 밴드 ‘에이제트’가 무대에 올라 노래를 선사했고, 철도노조·지역난방안전지부·남부발전 운영관리지부가 연대 기금을 전달하며 힘을 보탰다. 참가자들은 깃발 행진과 ‘파도타기’ 퍼포먼스로 광장을 물결치게 했다.
마지막 순서에서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9월, 전국 공항을 멈춰서라도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경고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선언과 함께, ‘안전한 일터·안전한 공항’을 향한 긴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