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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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레임]배고픔이 고통스럽다는 것은 처음뿐이었다. 그때가 지난 지 이미 오래되었다. 이제 뱃속에서는 그렇게 심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사람들은 흉년으로 식량이 떨어지자 굶주리고 있었다. 배를 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먹을 수밖에 없었다. 땔감으로 모아뒀던 옥수숫대까지 먹고 있었다. 옥수숫대는 그나마 다른 풀보다 먹기가 나았다.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먹는 게 이었다.”

펄 벅(18921973)의 소설 대지에 나오는 얘기다. 굶주림에 대한 글이다.

밭의 흙을 파다가 아이들에게 먹였다. 흙을 물에 풀어서 며칠 동안 요기를 했다. ‘관음보살님의 흙이라는 이 흙에는 약간의 영양분이 있다는 것이다. 흙으로 언제까지나 생명을 이어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얼마 동안은 배고픔을 잊을 수 있었다. 헛배 부른 배를 메울 수가 있었다.”

인간의 생존본능은 흙이라도 먹도록 만들고 있었다. 실제로 중국 사람들은 흙을 먹은 사례가 적지 않았-. 그 흙을 관음토(觀音土)’라고 불렀다, 펄 벅은 이를 관음보살의 흙이라고 쓰고 있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이 최악의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는 소식에 돌이켜보는 펄 벅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가자지구 인구 중 47만 명이 통합 식량 안보단계 가운데 최상위 단계인 기근에 준하는 심각한 굶주림 상태라며 어린이와 여성 약 9만 명이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는 보도다.

구호 트럭에 주민들이 몰려들어 서로 밀치고 싸우는 장면이 우주에 띄운 인공위성에서 촬영되었을 정도라고 했다. 구호 트럭을 주민들이 에워싸면서 트럭 위로 인간 탑이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18개월 된 아기에게 먹일 수 있는 게 소금물뿐이라는 안타까운 보도도 있었다. ‘생지옥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량의 4분의 1 정도만 반입할 수 있도록 조정해 왔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전쟁으로 농사도 지을 수 없는 데다, 이스라엘이 어업도 금지하고 있어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식량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데 4분의 1만 반입이다. 그렇다면 가자지구 주민 4명 중 3명은 굶겨 죽이기로 작정이라도 한 셈이다. 비겁한 전쟁이 아닐 수 없다.

하루에 한 끼에도 못 미치는 0.7끼를 먹고 있다고 한다. 그 적은 음식만 먹고도 버티는 방법을 찾아볼 일이다. 조선 영조 임금 때 간행된 고사신서(攷事新書)’에 그런 방법이 나와 있다.

쌀 한 되를 가루로 만들면 25홉이 된다. 겉보리는 껍질째 볶아 가루를 내면 2되가 된다.대체로 한 되의 쌀을 가루로 내면 25명에게 공급할 수 있다. 쌀가루가 한 말이면 250명을 먹일 수 있다. 만일 한 사람에게 공급한다면 넉 달 치 식량이 된다. 3말의 쌀이면 1년을 살아갈 수 있다.”

쌀 한 되로 1년을 버틸 수도 있다.

맵쌀 1되를 술 3되에 담갔다가 꺼내서 햇볕에 말리고 또 적시고 말린다. 술이 다 없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그것을 조금씩 먹고 갈증이 나면 냉수를 마신다. 그러면 만 1년을 견딜 수 있다.”

이런 방법이라도 전해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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