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제주지부, 제주도 학교 내 젠더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젠더폭력 피해 경험한 교사 40.2%

학교 현장에서 젠더폭력 실태가 드러났다. 뉴스클레임DB
학교 현장에서 젠더폭력 실태가 드러났다. 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

성평등 교육의 최전선인 학교 현장이 교사들에게 위협의 공간으로 변질됐다. 학교에서 성평등이 아닌 젠더폭력이 재생산되고 있다는 현장 교사의 증언이 교육 현장의 심관한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이하 전교조 제주지부)에 따르면 제주도내 교사 127명을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된 ‘학교 내 젠더폭력 실태조사’에서 최근 3년간 전체 응답자의 40.2%(51명)는 직접 젠더폭력 피해를 경험했다. 

피해 교사 중 51%는 30대였고, 중학교 교사 55%, 고등학교 31%, 초등학교 14%로 집계됐다. 피해 주체는 학생이 82.4%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동료 교사 19.6%, 학교 관리자 7.8%, 교직원과 보호자·지역주민도 각각 2~7%에 달했다. 

피해 빈도는 한 달 1회 이상 11.8%, 학기당 1회 이상 41.2%, 연 1회 이상 64.7%를 기록했다. ‘거의 매일’ 젠더폭력에 노출된다는 응답도 있었다. 

피해로 인한 어려움은 수업 진행 곤란(52%), 심리적 고립감(50%), 불안·두려움(48%), 관계 악화(46%)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젠더폭력은 교사의 건강과 존엄, 교육 현장의 신뢰까지 무너뜨리고 있었다.

문제는 신고와 대응의 부재다. 피해 교사 10명 중 6명 이상(62.7%)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71.9%)’라는 불신이 가장 큰 이유였다. 관리자나 담당 교사에게 알린 사례는 21.6%, 외부 기관 신고는 7.8%에 그쳤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학교와 교육청이 기존 젠더폭력 대응 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지 않으면, 학교는 앞으로도 안전한 배움의 공간으로 기능할 수 없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 경고 뒤에는 현장 교사들이 바라는 구체적 변화 요구가 담겨 있다. 이들은 제주 지역 전체 교사를 대상으로 학내 성희롱·성폭력 전수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현장에 맞는 실질적 예방 대책의 전면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리자 및 교직원 대상 성인지 감수성 강화와 2차 피해 예방 연수 확대, 학생을 위한 연령별·발달단계별 체계적 성인지교육 확립도 이야기했다. 

또한 성고충심의위원회가 보건교사 등 일부 인력에만 의존하는 구조, 교감 중심 위원회의 한계를 지적하며 상급 위원회와 직접 연계되는 독립적 신고·상담·지원체계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가 신속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24시간 즉시 대응 가능한 안심 신고체계 구축과, 피해자 보호 최우선 매뉴얼 마련·처리 과정의 투명성 확보도 함께 요구했다.

젠더폭력 예방 및 대응 정책이 실제 학교 현장에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정기적 모니터링과 성과평가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교사들은 "이 같은 체계적 변화가 이뤄질 때만이, 교육의 본령과 학교의 안전망이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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