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봉철 기자
사진=신봉철 기자

국가 재난사태가 발생하면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서 재난에 대비하는 것은 재난안전수칙의 첫 번째다. 뉴스나 방송은 빠르게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국민들이 안전하게 대비하거나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런데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혹은 늦게 전달된다면 재난상황에서 아찔한 사고는 불가피하다. 대책 없이 재난에 당할 수밖에 없다. 이번 강원도 산불은 그런 면에서 정부와 민간, 그리고 소빙공무원들의 자발적이면서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바람 태풍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집이 불타면서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인명피해는 거의 없었다. 적극적인 대처에 따른 결과다.

다만 아쉬운 건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특히 농아인들에게는 특히 그랬다. 농아인들은 수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 산불이 나고 나서 농아인들이 속해 있는 시민단체 사무실에는 문자가 빗발쳤다. 산불이 났는지 늦게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게 농아인들의 문자였다. 그러면서 재난방송 KBS에 대해 서운함 감정을 드러냈다. 수어통역사 없는 방송 때문에 산불에 대한 대처를 전혀 할 수 없다는 거다. 결국 재난사태에도 장애인들은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만들었다.

9일 오후3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및 장애인 시민단체 언론 시민단체 등은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불 재난방송 수어통역, 화면해설 등 미제공 차별을 받았다”며 “장애인 재난정보 제공규정 제정 및 전담 통역사를 지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김주현 장애벽허물기 대표는 “지난 4일부터 시작된 강원도에 산불은 온 국민의 마음을 타들어가게 했다. 장애인단체들도 마찬가지였다. 강원도 지역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 때문이었다”며 “방송사들은 국민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안 그런 것 같다. 방송사가 자의적으로 수어통역 등을 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촬영=신봉철 기자

영상편집=김동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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