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대비 포석…바이든 정부 대규모 투자, 세계 최대 시장 美출장 잇따라

효성 조현준 회장이 효성중공업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빌 해거티 미 상원의원과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위) 지난 7월 2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 헌액 기념패를 들고 있다. 각사 제공
효성 조현준 회장이 효성중공업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에서 빌 해거티 미 상원의원과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위) 지난 7월 22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정몽구 명예회장 헌액 기념패를 들고 있다. 각사 제공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계에서 일었던 큰 변화 중 하나는 재계 총수와 전문 경영인들의 해외 현장 경영이 확 줄어든 것입니다.

2000년대 들어 대한민국 대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해외 각지에 생산·연구·영업기지들이 속속 들어서며 총수들의 해외 현장 방문이 잦았습니다.

글로벌 시장·경영 트렌드를 몸소 파악하는 것도 주된 임무였습니다. 총수들이 직접 현장에 나서면 현장에서나 유력 인사를 만나는 자리에서나 그 무게감은 평소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그룹은 아예 경영 효율성을 위해 전용기를 마련해 김포공항에서 분주하게 출국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경영인들조차 발이 묶였습니다. 미·중(美·中) 무역전쟁 등 세계 경영 환경이 급변했지만, 국내에서 정세를 파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다른 경쟁국의 상황도 비슷한 점이 위안이었습니다. 한계는 분명히 있지만 비대면 화상 회의 등으로 대체를 해왔습니다.

그러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막혔던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면서 올 하반기들어 경영자들의 해외 현장 경영도 기지개를 펴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코로나 시국 와중에 조 바이든 대통령 새 정권으로 체제가 바뀐 세계 최대 시장 미국으로의 투자·협력을 위한 출장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도 특징입니다.

팬데믹 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세계 1위 위상을 확고히 하고 신시장 확대 동력을 얻기 위해선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먼저 기술과 품질을 인정 받고, 경쟁사에 앞서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입니다.

실제 미국 시장은 바이든 정부가 전력망·신재생에너지 등 인프라 개선에 약 1조 200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SOC(사회간접자본)과 에너지·자동차 등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분야에서 미국에 총 44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당장 '재계 맏형'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올들어 활발하게 미국 출장을 가며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최근 효성중공업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과 텍사스주 달라스 효성TNS 미국법인을 잇따라 찾았습니다.

조 회장은 "미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급격하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의 핵심"이라며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객 중심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국 시장 지배력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다음달 중순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이에게 주어지는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하는 일정과 맞물려 미국 현지 사업과 투자를 점검하고 시장 상황을 살펴볼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재계 전문경영인들의 미국 출장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13일 가석방 출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예년에 추석 등 명절 연휴 시간을 쪼개 해외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했고 최근에도 추진을 했지만, 취업제한 이슈 등으로 국내 자택에서 미래 구상을 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글로벌 행보를 통해 코로나 백신 확보와 반도체 투자 등 국익을 위한 경영 활동 보폭을 늘릴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석방된 상황에서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적절한 방안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가석방 이후 첫 공식 외부 일정(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교육 현장)에서 김 총리와 만남을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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