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하철 시위' 박경석 전장연 대표 체포
전장연 "체포보다 장애인등편의법 위반 반성이 먼저"

[뉴스클레임]

한 사람이 들어갈 법한 넓이의 철창 안에 스스로를 가뒀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자신들의 몸에 쇠사슬을 둘렀다. 목에는 '체포영장보다 서울경찰청은 장애인등편의법을 먼저 지켜라'가 적힌 피켓을 걸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대표의 체포영장 발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전장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5일 박경석 전장연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오후 9시께 박경석 전장연 대표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021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신용산역·삼각지역·경복궁역 등에서 집회나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며 도로를 점거하고 열차 운행을 방해하는 등 업무방해·기차교통방해·집시법 위반 등 38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13일까지 박경석 전장연 대표에게 18차례 경찰 조사 출석을 요구했으나, 그는 서울청 산하 31개 경찰서에 장애인 편의시설부터 설치돼야 한다며 출석하지 않았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진행된 '남대문경찰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체포영장 신청 입장 발표 기자회견'. 사진=전장연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진행된 '남대문경찰서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체포영장 신청 입장 발표 기자회견'. 사진=전장연

호송차에 오르기 전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경찰이 어떤 방식으로 조사하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불법을 저지른 게 아니다. 그들은 집시법, 철도법 등 법률로 저희를 처벌하려고 하지만, 헌법, 유엔장애인권리보장법 등을 가지고 저들에게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선 "우리는 서울시에 적군이 아니다. 표적수사하며 협박하지 말아달라. 대한민국이 얼마나 장애인들에게 지독한 차별을 가해왔는지 봐달라.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조차도 비장애인들을 배려로만 조금씩 던져져야 하는 하찮은 것들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의 '지구 끝까지 찾아가 불법행위를 사법처리 하겠다'던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가 흉악범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흉악범처럼 법과 공정이라는 법집행을 얘기했다. 우리는 흉악범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철장에서 나와 남대문경찰서로 떠나는 호송차에 올랐다. 현장에 있던 전장연 활동가들은 "전장연의 투쟁을 불법이 아니다", "전장연의 투쟁은 정당하다"라며 그를 지지하는 발언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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