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기자회견
공공운수노조 "같은 명절인데 다른 상여금, 위험수당도 마찬가지"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기자회견'. 사진=공공운수노조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기자회견'. 사진=공공운수노조

[뉴스클레임]

대통령실 앞, 두 개의 차례상이 차려져 있다. 배, 바나나, 사과 등 각종 과일이 올려져 있는 상을 정규직 차례상이다. 반면 비정규직 차례상은 과일 대신 바나나 우유, 백화수복 대신 소주 등이 놓여있는 조촐한 모습이다.

공공기관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복리후생 차별도 이 같은 모습이다. 같은 명절이지만 상여금이 다르고, 같은 위험 혹은 더 큰 위험이지만 비정규직이라서 수당이 없다. 누군가는 '식상하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정규직 노동자보다 각종 수당을 덜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올 추석에도 정규직보다 상여금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는 25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 해소 촉구 추석 기자회견'을 열고 "한가위면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 가난을 벗어나게 해달라며 소원을 빈다. 하지만 지긋지긋한 차별의 낙인들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운수노조는 "여기 모인 공공기관 비정규직, 교육공무직, 중앙행정기관 공무직 노동자들 모두 공공부문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는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정규직들과 비교해서 상여금, 복지포인드 등이 아예 없거나 크게 차이가 난다. 정규직과 동일한 위험 혹은 더 큰 위험에서 일해도 위험수당이 없는 비정규직이다"라고 호소했다.

명절 연휴에도 쉬지 못하고 역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철도공사의 용역 자회사인 코레일네크윅스에서 11년째 무기계약직 역무원으로 일하는 서재유 코레일네크윅스지부 부지부장은 "10년, 20년을 허덕이며 일하고, 수년을 국회와 정부를 쫓아다니며 길바닥에 쏟은 땀과 눈물로 겨우 바꿔낸 것은 명절상여금 50만원, 복지포인트 50만원이 전부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누군가는 자연스레 임금이 오르고, 오른 임금은 명절상여금에도 반영돼 150, 200만원으로 명절을 보내는데 '자회사'라는 낙인이 찍힌 나와 나의 동료들은 이렇게 거리로 나와서 명절상여금을 올리라고 소리쳐야 한다"며 "이게 공정이고, 정의인가"라고 되물었다.

학교의 명절 역시 우울하다. 이윤희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은 "차별은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적게는 몇십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 이상 명절휴가비를 차별 받는다. 풍성해지는 것은 오히려 차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호구위원회인가. 인권위가 명절만큼은 차별하지 말라고 해도 대통령부터 교육감까지 수년을 무시하는데 '죄송한데 조금이라도 기달려달라'는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저들이 부끄러운 줄 모르니 더 개탄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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