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석 "문재인이 모든 고통의 원천" 과거 발언 논란
"앞으로 고위 공직자로서 언행 각별히 유념" 사과
"고위공직자로서 비판 겸허히 수용"… 사퇴는 거부

[뉴스클레임]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과거 유튜브와 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성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최 처장은 지난 22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사과했다.
■ 임명 직후 첫 논란…"문재인 정부 7대 기준은 멍청"
논란은 최 처장이 20일 임명된 직후인 21일부터 시작됐다. 최 처장이 임명 전인 지난달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오광수 민정수석 낙마와 그 의미: 문재인 정부의 인사 검증 7대 기준이라는 멍청함'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 원천 배제 7대 원칙'에 대해 "아주 멍청한 기준"이라며 "그래서 결국 나라를 들어먹었다"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처장은 해당 영상에서 "멍청한 기준을 갖다 들이대고 사람을 골랐더니 (문재인 정부가) 어떻게 됐냐"며 "문재인 정부 장·차관들 명단을 쭉 봐라. 다 문재인 같은 인간들이다. 무능한 인간들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꾼이 몸 튼튼하고 일 잘하면 되지. 과거에 뭘 했다 이런 걸 가지고, 도덕성 가지고 시비 붙는 진짜 멍청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최 처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아직도 문재인을 칭송하는 사람들 있다. 문재인을 칭송하는 건 있을 수가 없다"며 "문재인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파악됐다.
■ 국회 답변서 "집에 TV도 없어"…직무유기 논란
최 처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더욱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에 대해 묻자, 최 처장은 "청문회를 못 봤다. 제가 지난주 내내 바빴다"고 답했다.
주 의원이 "청문회를 보지 않더라도 보좌진 갑질 논란이라든지 여러 가지 보도가 있었는데, 보좌진 갑질 논란이 있는 것도 모르시느냐"고 묻자, 최 처장은 "저희 집에 텔레비전도 없고 신문도 안 보고 있다. 제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바빠서"라고 답변해 직무유기 논란을 일으켰다.
인사 검증에 대한 질문에는 "처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리겠다"며 "도덕성과 관련된 것을 공개적으로 인사청문회에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파문을 확산시켰다.
회의가 끝난 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법사위원들에게 인사를 했지만, 최 처장은 윤 장관과 악수만 하고 가려했다. 이를 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장, 인사하고 가야지! (그러면) 혁신 안 돼요"라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 첫 번째 사과 후 추가 막말 발언 속속 공개
최 처장은 22일 국회에서 자신의 과거 발언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데, 신문에 났기 때문에 직원들이 알려줘서 SNS에 사과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같은 날 SNS에 "언론에서 제기된 사안과 관련하여 과거 제 글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고위 공직자로서 언행에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첫 번째 사과를 했다.
최 처장은 같은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를 통째로 삭제했다.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최 처장의 과거 막말 발언들이 연이어 공개됐다. 23일에는 과거 유튜브에서 "언론개혁을 막은 사람은 문재인과 친문 세력"이라고 말하고, '한국문명을 퇴보시킨 사람들'로 "윤석열·문재인·조국·한동훈"을 꼽은 것으로 확인됐다.
24일에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해 "조국은 '있어빌리티'라는 금수저 특성이 있다"며 "언행의 화려함 속에 늘 허황된 거짓과 실현 불가능한 약속이 들어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27일에는 문재인 정부 당시 국무조정실장이던 구윤철 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청와대와 내각이 모피아(기재부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포획됐다"고 비판하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XX 같은 인물"이라며 장애 비하 표현을 동원해 비난한 것도 공개됐다.
■ 박원순 성추행 사건 피해자 2차 가해 발언도 논란
최 처장은 2020년 7월 28일 언론사에 '박원순 사태…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라는 제목으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칼럼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처장은 해당 칼럼에서 박원순 성추행 사건이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 주장하며 '정치적 경거망동을 자행했던 자들에게 또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처벌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 여야 사퇴 요구 확산…민주당도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28일 국민의힘은 일제히 최 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회 비대위 회의에서 "초대형 막말 유튜버에게 공직 사회 인사 혁신을 맡기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최동석 한 사람을 지키려고 본인이 속한 당 사람들 전부를 바보로 만들지 말고, 결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최 처장 말에 의하면 지금 이재명 정부는 인사 대참사 정권"이라며 "문재인 정부 출신 장·차관들은 다 문재인 같은 인간, 무능한 인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모욕을 듣고도 대통령에게 경질을 건의하지 못하는 비서실 내 고위직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더 늦기 전에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을 사퇴시켜야 한다"며 "그게 이 정부를 위해서도 좋다"고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27일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에 대한 우려는 당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과거 언행들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 두 번째 사과…"고위공직자들 매섭게 비판한 시민으로서 죄송"
최 처장은 29일 오후 인사처 출입 기자들에게 사과문을 배포했다. 최 처장은 "그동안 고위공직자들을 매섭게 비판해왔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저의 비판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일부 거친 표현이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더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며 "이제는 제가 인사혁신처장 직무를 맡은 고위공직자가 됐으니 여러분의 비판을 받아들여야 할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최 처장은 이날 사퇴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