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집안 싸움에 직원들 “구경꾼 신세”…경영권 분쟁의 그림자, 시장도 ‘빨간불’

지난 5월 한국콜마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왼쪽),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한국콜마 제공
지난 5월 한국콜마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윤동한 콜마그룹 회장(왼쪽),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 한국콜마 제공

[뉴스클레임]

2025년 5월, 한국콜마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을 상대로 주식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한국콜마 오너 일가 경영권 분쟁은 남매 간 불화에서 부자(父子) 소송전으로 확전됐다. 같은 달, 콜마홀딩스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법원에 신청했고, 이사회 의결권을 둘러싼 가처분 신청 등 법적 공방이 이어졌다.

윤 회장 측은 “2018년 가족 승계 합의가 파기됐다”며, 장남의 경영권과 증여 주식 반환 및 장녀 윤여원 비앤에이치 대표의 독립 경영권 보장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윤상현 부회장 측은 “경영 실적을 통해 검증받겠다”며 주주총회 절차와 현행 이사회 구조의 정당성을 강조한다.

소송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회사 내부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결국 우리만 등 터진다”, “오너 집안 싸움 구경하며 회사 미래만 걱정해야 하나”. 한국콜마 내부 게시판과 익명 사내 커뮤니티에서는 직원들 사이에서 비아냥 섞인 반응과 냉소가 잇따르고 있다.  

중간관리자는 “누가 새로운 대표가 되든 지시만 오락가락 하고, 현장에선 의사결정이 마비됐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사업 현장도 혼란을 겪고 있다. 이직을 고민하는 직원 설문 응답이 늘었고, 실제로 일부 계열사에서는 지난 분기 이후 임원·중간 간부의 이직이 평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직원은 “정작 우리가 회사의 미래를 만들고 있는데, 최대 주주 다툼에 우리는 구경꾼 신세가 됐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주가와 투자 환경 역시 흔들리고 있다. 경영권 소송과 이사회의 불협화음 소식이 알려진 뒤 콜마홀딩스 주가는 단기간 15% 가까이 급락했고, 외국인 투자자 거래소 내 매도 비중이 크게 늘었다. 파트너사는 발주나 협력 일정 연기 이유로 ‘경영 불확실성’을 공식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유통·증권 분야의 한 시장 전문가는 “경영권 분쟁이 오래가면 매출·영업이익 직격탄은 물론, 외부 신뢰도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까지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지배구조 혼란이 ESG 등 글로벌 평가에도 악재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족기업에서 촉발된 내부 위기, 그 후폭풍은 조직 심리와 시장 밖에서도 커지고 있다. 한국 대표 뷰티기업의 성장 엔진이 흔들리는 동안, 오너 집안 싸움은 현장 곳곳을 마비시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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