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는 집안 분쟁, 멈춰선 조직… ‘리더의 조건’은 누구의 손에

[뉴스클레임]
한국콜마는 지금, 오너 집안의 끝없는 소송전 속에 기업의 앞날마저 잃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장남 윤상현 부회장과 창업주 윤동한 회장 간 주식 반환 소송이 법원에 공식 접수되고, 사외이사 및 주주총회 개최 등 지배구조 재편 요구가 이어졌다.
이러한 법정 다툼이 지속된 단 3개월 만에, 콜마홀딩스 주가는 15% 가까이 등락을 거듭했고, 외국인 투자 비중은 5%p 이상 줄었다.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9% 감소한 735억원에 그쳤고, 글로벌 브랜드 수출액 역시 11년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내부에서는 변화 요구가 고조되고 있다.
한 현직 부서장은 “최근 신사업·마케팅 예산 승인 자체가 멈췄고, 각 부서장끼리 ‘위기관리 매뉴얼 대신 분쟁 대응만 한다’는 자조가 늘었다”고 밝혔다.
중간 관리자 및 사내 커뮤니티에는 “회사에 남고 싶은 마음을 잃어버린 지 오래”, “분쟁의 장기화로 매일 무기력하다”는 불만이 반복됐다.
실제 이직 문의와 이직률은 평소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늘었으며, 신규 인재 유치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조직의 생명력 자체가 저하된 상황이다.
이 위기 속에, 시장은 더이상 관망하지 않는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은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가 전제되지 않으면 한국콜마의 사업성장은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주주들은 임시주총 개최, 행동주의 펀드의 전문경영인 선임 요구, 사외이사 역할 확대 등을 본격적으로 외치며, ‘오너 경영의 시대’에서 ‘주주 권한 강화’ 시대로 넘어가야만 한다는 변화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파트너 및 거래처 변화도 눈에 띈다.
주요 국내·글로벌 바이어는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계약 시점 또는 물동량을 조정하고, 일부 B2B 거래사는 발주 자체를 연기한 사례도 생겼다.
콜마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신시장, 신규 브랜드 프로젝트는 모두 보류 또는 기대보다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시장과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분쟁을 “한국콜마의 사업 안정성과 성장 동력이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사건”이라고 진단한다. 또한 “이런 내부 갈등이 장기화되면 K-뷰티 업계 전체에 대한 신뢰도와 투자 매력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증권가와 투자기관 역시 “지배구조와 거버넌스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콜마뿐만 아니라 유사한 가족기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강조하고 있다.
ESG 평가사, 투자 전문 기관들은 “소송 리스크와 조직 와해가 투자 적합성을 취약하게 만든다”는 경고를 내놨다. 단순 오너리스크를 넘어, 거버넌스·시장 신뢰·사업경쟁력 모두가 흔들리는 총체적 위기다.
결국, 지금 이 소송전의 끝이 어떻게 그려지느냐가 한국콜마 미래의 모든 조건을 좌우한다. 지배구조 변화, 경영 정상화, 신뢰 복원이 없다면 어느 누구도 이 회사의 성장 엔진, 산업 선도 지위, 조직의 사기와 인재 유치, 시장의 전폭적 지지를 기대할 수 없다.
직원들, 주주들, 파트너들 모두가 “이대로 갈 수는 없다, 행동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진짜 리더의 조건이 무엇인지, 한국콜마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결단과 변화를 선택해야 할 시간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