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 5년 반 동안 13.1% 감소
ATM 기계 코로나19 이후 10.7%↓
사회 전 분야 디지털 전환 중… 고령층 ‘당황’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클레임금융=조현지기자] 은행이 디지털 탈바꿈에 한창이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시켰다. 이 와중에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불편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의 은행 점포가 5년 반 동안 13.1%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모바일 뱅킹이 주 채널로 활용되면서, 점포 수를 점차 줄여나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제는 국세도 페이로 내는 세상이다. 현재 많은 사람이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간편 결제로 국세 납부를 진행하고 있다. 트렌드를 파악한 은행들은 직접 모바일 뱅킹 세금납부를 유도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은 모바일 앱 개편을 통해 지방세 납부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버튼을 제작했다.

게다가 간단한 송금 등은 벌써 오래전부터 은행 방문보다 모바일 뱅킹 앱을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었다. 

또 은행들은 계좌 관리를 한눈에 할 수 있도록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발해 회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문제는 디지털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령층들은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령층의 대다수는 적금, 송금 등을 위해 ATM 기계나 은행 창구를 찾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8명은 적금 가입 시 은행 창구를 찾고 있다.

특히 은행의 ATM(지난 8월 말 기준)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2019년 말 3만2498대였던 ATM 기계는 코로나19를 맞이하자 급속도로 줄어들어, 2021년 8월에는 10.7%가 줄었다.

은행들이 고령층을 방관한 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했기에, 고령층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상황.

비단 은행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도 고령층을 배려하지 않은 디지털 전환 정책으로 고령층을 힘들게 하고 있다.

78세 김영자(서울 마포구)씨는 “키오스크에서 버튼 누르려고 했는데 무엇인지 몰라서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며 “뒤를 돌아보니 뒷사람이 눈치를 줘 주문을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서빙도 이제 AI가 하는 시대다. 오프라인 영업망 축소가 고령층에게 금융 소외를 불러올 수 없도록, 디지털 소외와 관련된 대책 확대와 올바른 대응 방향 선택이 시급해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령층에 초점을 둔 금융 서비스 확대가 필요하다”며 “고령층 금융 접근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해외사례를 접목한 이동식 점포‧생활 밀착 서비스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뉴스클레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